2025.04.13(일)
이날은 12시에 결혼식이 있었다. 햇빛이 쨍하게 나다가 갑자기 비바람이 몰아쳤고, 그치기를 반복했다. 하늘은 마음을 모르겠다는 듯 변덕을 부렸고, 거리가 멀기도 한 탓에 나는 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사람들과 웃으며 축하하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받고, 비바람을 맞으며 하루를 흘려보냈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오후 4시.
잠깐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오후 6시에는 아주 중요한 동물병원 예약이 잡혀 있었다. 계산해보니, 나에게 오늘 주어진 시간은 단 한 시간. 뭔가를 하기에는 턱없이 짧고,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지금 내게 너무나 아까운 시간이었다. 머뭇거릴 여유도 없이 노트북을 펼쳤다. 어제 실패했던 Figma 자동화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어쩌면 아주 조금만 더 밀어붙이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 희미한 기대를 품고.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결과는 어제와 똑같았다. 로그라도 몇 번 더 찍었으니 똑같다고는 할 수 없을까. 그러나 Figma는 여전히 아무런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버튼을 누를 때마다 조금씩 더 깊은 허탈함이 쌓였다. 똑같은 명령어를 복사하고 붙여넣고, 같은 화면을 바라보고, 같은 오류를 고쳐보려 애썼지만, 시간은 빠르게 지나가버렸다. 단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건, 이상했다. 이렇게는 안 될 것 같았다. 문제가 뭔지 찾으려 들면 언젠가는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열흘 내내 같은 자리에서 허우적거릴 게 분명했다. 운에 맡기기에는 남은 시간이 너무 짧았다. 지금 필요한 건, 고집이 아니라 결단이었다.
그래, 지금은 자동화 같은 화려한 꿈은 접어두자.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방법으로, 눈에 보이는 무언가부터 만들어야 한다.
포기가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결단. 그게 오늘, 내가 얻은 전부였다. (솔직히, 짜증은 좀 많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