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음악학원의 콘서트 A to Z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학생들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끝마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다음 학기 콘서트 일정이 잡혔다. 캐나다의 다른 뮤직스쿨은 어떻게 콘서트가 운영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은 12월 연말 콘서트 후, 6월 7일 토요일 학생들 연주회 날짜가 다시 잡혔다. 보통 콘서트 주기가 여름방학 시즌 전, 그리고 캐나다의 큰 이벤트 중에 하나인 크리스마스 콘서트 이렇게 6개월마다 분기별로 진행되나 보다. 오피스에서 콘서트 확정 이메일을 받은 후 내 학생들도 콘서트에 등록했다. 콘서트 등록 하는 과정에서도 한국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우선 한국 학부모님들은 연주회에 참가 및 문의를 먼저 담임 선생님이나 원장님에게 상담하는 반면에,
캐나다의 콘서트는 콘서트에 등록하라는 공지를 오피스에서 학부모님의 이메일로 발송하면 이메일을 읽고 관심 있는 학부모님들은 콘서트에 자발적으로 등록을 한 후로, 우리 아이가 이번 콘서트에 참여할 예정이니 그에 걸맞은 곡을 레슨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 형식이다.
내가 한국에서 피아노 레슨을 했을 땐, 학생들이 그동안 배운 곡을 바탕으로 모두 무대에 섰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모든 학생이 참가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달랐다. 모든 학생들이 콘서트를 등록하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 피아노 연주 실력도 좋고, 함께 열심히 레슨하고 연습한 학생이 콘서트에 등록하지 않아 아쉬운 마음에 학부모님께 조심스럽게 권유드렸으나 이전에 무대 경험이 그녀에게는 좋지 않았는지 무대에서 부끄러움을 많이 탄다는 내용의 장문의 문자와 함께 이번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학생들의 연령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무조건? 무대에 세우려고 하는 반면에 연령이 높아질수록 특히 고등학생들이 이번 콘서트에서 시험기간과 겹치기도 하고 일정이 많다 보니 참여도가 저조했다.
또 다른 한국과의 다른 점은 캐나다 뮤직스쿨은 콘서트 등록 비용을 따로 지불해야 하며 콘서트 참가비용이 얼마인지는 내가 개인적으로 알 수가 없었다. 전체적인 레슨 금액과 페이적인 부분은 학부모와 오피스만 알 수 있고, 뮤직 스쿨에는 레슨비가 오픈되어 있지 않았다. 한국은 피아노 학원 문 앞에 다 원비가 표로 깔끔하게 세팅되어 있어서 옆에 학원의 원비가 얼마인지도 쉽게 알 수 있는데 말이다. 오너 입장에서 이건 돈 벌기 좋은 시스템 같다. 한국은 국가가 정해준 교육청 분당단가가 있기 때문에 모든 레슨비가 오픈되어 있고, 레슨비를 많이 받고 싶어도 많이 받을 수가 없다. 그리고 선택지가 많아서 경쟁이 매우 치열하. 반면, 캐나다의 레슨비는 개인이 측정 가능하다 보니 쉽게 알 수가 없다. 내가 직접 학부모에게 물어보지 않는 이상, 학생들이 얼마를 지불하고 배우는지 알 수가 없다. 학부모에게 지금 레슨비 얼마 내세요?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동료에게 물어봤으나 선생님마다 레슨비가 다르게 측정된다는 답변을 들었다. 모든 학생이 내는 금액이 다른가보다. 내부 기밀사항인지 직접 오너에게 물어봤지만 정확히 말씀해 주시기 않으셨다. 다시 콘서트 얘기로 돌아오자면, 콘서트를 등록하면 등록비를 받으니 많은 학생들이 등록할수록, 뮤직스쿨은 이익을 보는 구조이고 등록하는 학생이 많아야 콘서트 장에서도 학생 학부모께 체면이 스지 않을까 싶다. 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참가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것도… 난감할 것이다. 콘서트 참여는 매우 자유롭다고는 하지만 암묵적으로는 선생님으로서 필수적으로 권유하는 게 오너가 선호하는 것 같아 보였다. 금전적인 이익을 떠나서, 물론 내가 따로 받는 개런티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콘서트 참여는 학생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배운 곡을 뽐낼 수 있는 기회와 많은 관중들 앞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과정에서 긴장감과 더불어 성취감, 무대를 성공적으로 끝마쳤을 시에 오는 자신감과 뿌듯함을 맛볼 수 있으니 가능하면 모든 학생이 참가했으면 좋겠다는 선생으로서의 바람이 제일 크다.
내가 일했던 곳 기준으로 한국 피아노학원에서 레슨을 했을 당시, 콩쿠르이나 콘서트 등록 시 강사는 한 명당 추가적으로 페이를 더 지급받았었지만, ( 대부분의 학원들은 콩쿠르 지도 시 지급하지 않는 곳도 많다. 물론 콘서트 이후 고맙다고 감사인사 차 봉투에 소정에 현금이나 상품권을 주는 게 암묵적인 룰이지만 ) 캐나다는 학생이 콘서트에 참여한다고 해서 강사에게 추가적인 페이를 지급하지는 않았다. 지난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끝난 후, 다음 날 오전에 뮤직스쿨 오너가 콘서트에 참여해 줘서 감사하다며 보너스를 이 트랜스퍼(계좌이체)를 해주셔서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리고 학생들이 발표회에 참가한다고 해서 선생님이 그곳에 꼭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한국에서도 좋은 원장님들은 콘서트가 끝난 후 함께 밥을 먹으면서 소정의 페이를 봉투에 넣어서 당일날 바로 주셨다. 콘서트 규모 자체가 달라서 대부분 자신의 학생이 끝나는 시간에 집에 간다.
내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곳의 콘서트는 11pm.1pm.7pm으로 총 3번의 세션으로 진행되었다.
첫 번째 콘서트에서와 두 번째 콘서트가 끝난 후 학부모들의 반응이 새삼 달라서 당황스러웠다. 첫 번째 콘서트 이후에는 학부모님들이 연주회를 잘 끝마친 것에 대해서 의미를 두었고 콘서트 후 추가적인 문의나 반응이 없었다. 반면에 두 번째 콘서트가 끝난 후 내가 느끼기에도 학생들의 실력이 많이 늘어서 확실히 아이들은 배움이 빠르구나라고 느꼈고 나름의 뿌듯함을 느꼈다. 캐나다 뮤직스쿨에서의 첫 번째 콘서트는 내가 이 뮤직 스쿨에서 레슨을 시작 한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다. 그래서 특별한 변화를 나도 잘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두 번째 콘서트는 그로부터 학생들과 함께 레슨 한 지 8개월 정도가 지났고 학생들의 피아노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첫 번째 콘서트와 두 번째 콘서트 사이에 레벨 업 한 학생들도 많다 보니 피아노 시험에 관심이 없던 학부모님들이 갑자기 시험문의를 하기 시작했다. 학생들보다 학부모님들의 의욕과 욕심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매우 난감했다. 나는 레슨을 시작할 때 현재 다니고 있는 뮤직스쿨의 오너에게 먼저 내가 학생들을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서 레슨을 해야 하는지 이곳의 방향성을 먼저 설정하기 위해서 먼저 물었다. 학구적인걸 원하는지 학생들이 즐겁게 즐기기를 원하는지 뮤직스쿨의 모토는 ‘즐거움’을 기반으로 학생들이 음악을 즐기는 것에 초첨을 맞추기로 하고 레슨도 학생들이 좋아하는 곡을 (팝송) 위주로 연주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나에게 오기 전 일부 학생들이 이전 선생님의 수업이 매우 어려워서 나에게 왔고, 그래서 나는 학생들이 원하는 곡을 연주하는 방식의 레슨을 진행해 오다가 갑자기 학부모님들이 시험용 레슨을 원하시니 매우 당황스러웠다. 왜냐하면 학생은 피아노 시험을 원하지 않는데 학부모가 심지어 기존 레벨을 건너뛰고 그보다 더 높은 단계의 시험을 보기를 원했다. 레벨 스킵을 요구하던 학부모의 학생은 현재 기존 레벨도 버거워했다. 왜냐하면 이전에도 그냥 스킵해 버려서 기본기가 다 무너져 있었고 이걸 쌓아 올리는 게 단기간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현재 레벨도 버거워하기 때문에 스킵하고 다음 단계는 당연히 따라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 학생이 하기 싫다고 그만하고 싶다고 할 확률이 불 보듯이 뻔했다. 내 개인 레슨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이 이탈할 것을 염려해서 더 강하게 의견을 피력할 수도 없고, 상황을 설명하였으나 이미 학부모님들은 교육열이 불타올랐다. 나는 더 이상에 답변을 하지 않는 것을 선택했고, 때로는 답변을 하지 않는 게 올바른 선택지였다. 다양한 인종들을 상대하다 보니 인종별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나도 모르게 스킬이 생겼다. 다행히도 더 파고들지 않았고, 학생은 계속 피아노레슨을 오는 걸 보니 나의 거절의 의미를 받아들인 듯싶다. 피아노 레슨보다도 학부모와 사람 관리가 더 어렵다. 그리고 한국에서 음악학원을 경영하시는 원장님들도 대단하시지만, 캐나다의 뮤직스쿨 오너는 정말 존경스럽다. 문화가 서로 다른 많은 다양한 인종의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선생님들을 관리하고 리드해 나가며 뮤직 스쿨 경영까지… 나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콘서트 후에 생각이 참 많아졌다. 오늘도 이런 환경에 놓일 수 있음에 감사하며, 콘서트 후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