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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세금 내는 직장인&프리랜서가 알려주는 워홀

토론토 워홀 1년 차에 느낀 실제 캐나다 생활

by Ms Kim

오늘은 피아노 레슨 관련 주제가 아닌 내가 느낀 캐나다 워홀의 실제 생활 및 캐나다 토론토 생활의 전반적인 현실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내가 지금까지 캐나다 생활을 하면서 느낀 사람들의 유형은 딱 2 부류이다. 엄청 부자이거나 홈리스(거지)이거나 잘 사는 사람들이 더 부지런하고 시간 단위로 투잡 하면서 열심히 사는 모습에 동기부여를 받았다. 그렇게 살지 않으면 그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삶이 유지가 안 되는 사회적 시스템이기는 하지만. 반면에 진짜 집이 없어서 밥도 못 먹고 길거리에서 자는 홈리스(거지)도 정말 많고 TTC(지하철)에서는 팀홀튼에서 커피 먹다 남은 컵에 동전을 달라며 구걸하는 난민들도 하루에 몇 번씩 마주치는 게 흔한 나라이다.

즉 이 나라는 중산층이 붕괴된 느낌을 받았다.

또한 많이 벌면 많이 벌수록 세금을 더 많이 내는데 월급의 절반이 없어지는 것도 흔하다. 나도 현재 캐나다에서 피아노 레슨뿐만 아니라 다른 일도 병행하고 있지만 그래도 주 5일 일하는 중이라 수입이 많지 않아서 세금을 환급받았으나 집주인도 나처럼 투잡을 하는데 근무 시간이 상상초월이다. 그분은 항상 세금 신고하면 수익이 많다는 이후로 환급은커녕 오히려 세금을 3000불 더 정부에 지급했다고 한다. 이 나라는 기초수급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은 잘 마련되어 있는 것 같아 보이나 많이 벌수록 국가에 세금을 너무 많이 내서 부를 이루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적당히 일하는 CHILL 한 문화가 생긴 걸 수도…


일부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한국인처럼 시간단위로 열심히 사는 것 같지만 똑똑한 사람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워낙 인종도 다양하고 여러 국가에서 이민을 와서 그런지 생활 수준 및 교육 수준도 빈부 격차가 매우 심했다. 한국은 어렸을 때부터 사교육과 높은 교육열로 기본적인 교육평준화가 되어있는 반면, 캐나다는 교육 수준에서도 중산층이 없고 매우 높은 수준의 하이퀄리티 교육을 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가 확연히 구분되었다. 캐나다 워홀 생활 절대 쉽지 않다. 투잡 쓰리잡 하는 사람 많다고 하지만 파트타임을 여러 번 쪼개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무엇보다,


현시점으로 일자리가 매우 부족한데 그에 반해 이민자를 턱없이 많이 받아서 일자리 하나에 수백 명이 몰리고 캐나다 대도시라는 토론토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글로벌 체인 기업이 다운타운에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았을 때 기업이 별로 없다고 느껴졌다


특히 나처럼 혼자 와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면 정말 쉽지가 않다. SNS에 올리는 일부 나의 좋아 보이는 토론토 생활 사진만 보고 부럽다고 연락 오는 사람들 및 캐나다 워홀 온 건데 조언해 줄 수 있는지, 준비물은 어떤 걸 가져가면 좋을지 토론토 날씨와 생활 물가는 어떠한지 등등… 여러 가지 주제로 디엠을 받아서 “아 진짜 리얼한 캐나다 워홀의 현실을 알아야 해외 생활에 대한 로망 및 꿈에 부푼 친구들이 와서 실제로 와서 실망하지 않고 소중한 시간과 돈, 자원을 낭비하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우선 캐나다에 오면 일을 바로 구해서 돈도 벌고 캐나다 여행도 하고 가까운 미국여행도 가고 외국인 친구들도 사귀고 영어실력도 향상될 거야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현실은 영어를 원어민처럼 유창하게 구사하는 외국인들 조차 현재 일을 구하지 못해서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많고 특히 캐나다에서의 경력이 없는 신입은 채용이 거의 어렵다고 보며 캐나다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고 무엇보다 현지 인맥이 없으면 정말 취업하기 매우 힘든 구조이다. 캐나다 사회는 거의 인맥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레퍼런스가 없으면 인터뷰 면접기회를 잡기도 어렵다. 누가 추천해 주면 수월하게 입사가 된다. 일명 낙하산. 캐나다는 우리나라처럼 공채가 없다. 있기야 있는데 희귀하다. 한국인 워홀러가 와서 할 수 있는 일은 사무직은 쉽지 않고 대부분 육체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해외생활을 오래 하였거나 해외 유명 명문대를 졸업 후 인맥이 탄탄해서 한국에서부터 준비해서 캐나다 회사 면접에 취업해서 비자 오퍼 받고 오지 않는 이상 대부분 화이트 칼라는 백인 캐네디언이 차지하고 있다.


인종 차별이 없는 국가라고 하지만 내 개인 적인 생각으로는 위로 올라갈수록 영국계 백인들이 꽉 잡고 있다. 나의 경우에도 투잡을 쉽게 구한 줄 아는 게 취업으로 초반 4개월을 고군분투하다가 일을 구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는 찰나에, 내 인스타 비즈니스 계정을 통해 알게 된 분의 소개로 뮤직스쿨에 면접을 볼 수 있게 되었고 면접 후 합격해서 지금 뮤직 스쿨에서 일하는 중이다. 즉 캐나다 취업은 내가 열심히 한다고 되지도 않을뿐더러 레퍼런스 문화를 모르면 …. 내 노력 100% 에 운 99.99%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추천이나 인맥으로 취업을 한다고 해도 해고가 쉬운 나라이기 때문에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이후에 해고당하지 않고 쭉 일할 수 있다. 내 세컨드 잡은 다양한 직종과 인종의 클라이언트와 얘기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혼자 왔다고 하면 다들 you are so brave라고 말해준다. 나도 내가 어떻게 여기 와서 이러고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이런 내가 대견한 것 같기도. 워낙 많은 일을 겪어서 이제 무슨 일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하나 중요하게 알아야 할 점은 캐나다는 계절에 따라서 느낌이 매우 다르고 직종마다 다르겠지만 겨울에는 일이 없다. 눈이 매우 많이 와서 클라이언트가 못 오는 경우도 있고 레슨이 취소되는 경우도 매우 많으며 겨울은 대략 6개월로 매우 길고 눈이 많이 내리며 해가 4시쯤 진다. 나도 계절에 영향을 이렇게 많이 받는 사람인 줄 몰랐는데 토론토의 첫겨울은 정말 끔찍했다. 눈이 많이 와서 어디 잘 가지도 못하고, 중간에 클라이언트도 취소되고, 해는 4시면 없어져서 계속 밤이라 매우 힘들었다. 여기 사람들은 여름에 번 걸로 겨울에 버티는 건가 싶기도 하다. 계절별로 전략을 잘 짜야한다.


즉 겨울에 캐나다 워홀을 오면 100프로 망한다


캐나다 워홀 온 지 한두 달 만에 돌아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마 겨울 시즌에 와서 일도 못 구하고 집에만 있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리턴한 케이스 일 것이다.


단점만 너무 얘기한 건가 싶지만 이 모든 단점을 커버하는 장점도 매우 크다. 일단 사람에 치일일이 없다.

캐나다 업무 스타일이 나에게 너무 잘 맞아서 오히려 한국에 가면 내가 적응을 못할 것 같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분야는 본인이 프로 페셔널하고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다 일처리를 하는 시스템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처럼 누가 시켜서 일하는 게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하며 누가 관여하지도 않고 지적하지도 않는다. 매우 자유롭고 개인중심적이라 즐겁게 일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롭고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려면 내 능력치를 클라이언트가 인정해 주거나 성과가 눈에 보여야 한다. 즉 일을 매우 잘해야 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트리트먼트를 많은 고객이던, 레슨을 받은 학생이던 내 윗사람 즉 오너나 매니저에게 누군가 나를 칭찬해 주는 게 가장 베스트이고 ‘말 한마디의 중요성이’ 도는 나라이다. 피드백도 매우 중요하고, 내가 한 결과물이 능력치가 좋아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시스템에 따라 필요 없으면 버려진다 매우 쉽게.


그리고 내 직종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분야이기도 하고 클라이언트를 치료해 주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람들에 기싸움에 절대 밀리면 절대 안 되고 사람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하며 기가 세야 한다. “이게 내 방식이야 내가 하라는 대로 하지 않거나, 쓸데없는 진상은 부리거나 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냥 내가 너 안 받을게 다른 데로 가 “라는 마인드로 클라이언트를 대하고 있다. 이렇게 일하지 않으면 끌려다녀서 못 버틴다. 실제로 초반에 일부 클라이언트 싸운 적도 있다. 그리고 특정 인종을 싫어하게 되기도 하고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안 그래도 한국에서도 성격이 강했는데 점점 기가 더 세지고 있잖아…. 나 이러다가 시집 못 가면 어떡하지 싶기도 하다. 특히 캐나다는 인종별로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성격으로는 여러 사람들을 통솔하는 게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캐나다 고유의 특이점은 여기 사람들은 ‘익숙함’을 매우 좋아한다.


즉 ‘새로운 것, 낯선 사람’등을 매우 경계한다. 한국은 보통 처음 입사하면 직장 동료나 상사들이 텃세를 부리는데 여기는 클라이언트들이 텃세를 부려서 처음에 적응하느라 매우 힘들었다. 지금은 자주 보다 보니 얼굴도 익었고 내가 어떻게 할지 이들이 이미 다 알고 서로 적응을 했기 때문에 믿고 맡겨서 오히려 내가 많이 편해졌다. 일명 ‘신뢰’와 ‘믿음’이 생긴 것이다. 그만큼 이나라 사람들은 한번 마음에 든 곳은 멀어도 찾아가며 가는 곳만 가고 익숙한 곳만 가며 동네를 벗어나지를 않으며 30분 거리도 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취업 시 면접관들이 거리도 많이 따진다. 대중교통에 문제가 많아서 지연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도 하고 출근 시간이 늦어질 때도 있어서 근거리를 선호한다. 이처럼 익숙하고 쉬운 것을 추구하는 문화가 단골 만들기 아주 좋은 사업 구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사람이 와서 적응하기란 이 또한 쉽지가 않다. 일 년 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지금은 두 직업 모두 나름 안정화되었지만 타지 생활에 안정이 과연 있을까 싶기도… 아무튼 워홀 생활 절대 쉽지 않으니 꼼꼼하게 잘 따지고 플랜도 잘 세워서 도전하기를 바란다. 나에게 캐나다 워홀을 추천하냐고 한다면 100% 추천한다. 세계관과 가치관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이 깨지면서 모든 것이 엄청나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룬 많은 것을 포기하고 와야 하는 상황이거나, 워홀 실패 후 돌아갈 곳이 없는 사람이 오기란... 글쎄… 캐나다는 한국의 90년대에 느낌이랄까? 외국인이 타국에서 일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의 삶보다 질이 많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직업도 선택의 폭이 훨씬 좁기 때문에 라이프 자체가 다운 그레이 된다. 현명한 워홀 생활이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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