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캐나다 뮤직스쿨 1년의 기록

현지 강사로서 반드시 필요한 5가지 역량

by Ms Kim

캐나다에서 피아노 레슨을 시작 한지,일년이 넘었다. 진짜 제대로 캐나다생활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은 학업이나 여행이 아닌, 그 나라에서 직접 일을 해보는걸 매우추천한다.


타지에 나와 경제적 자립을 스스로 해보고 다양한 인종과 섞여서 그것도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일해보는 이 값진 경험은 내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한 챕터로 남을 것 같다. 말은 이렇게 아름답게 포장했지만 그 안에는 내 노력과 피땀눈물이 모두 담겨있다. 캐나다에 온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사계절이 이렇게 순식간에 지나갈 줄은… 그리고 사계절을 경험하고 나니 나는 보이지 않는 것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캐나다에서 피아노 레슨을 시작하기 전에는 영어를 원어민처럼 구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에 따른 부담감이 굉장히 컸었다. 그런데 직접 실무에 부딪혀보면서 느낀 건, 일단 기가 세야 한다. 특히 남을 가르치거나 매니지먼트하는 위치는 본인이 중심을 잘 잡고 사람들을 컨트롤할 줄도 알고 리드할 줄도 알고 한마디로 카리스마와 기가 세야 한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약했던 나도 점점 단단해지고 많이 성장 한걸 느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한날, 직장동료 나보고 ‘너 멘탈이 강하잖아’라는 말씀 한마디 던져주셨는데, 이 얘기 듣자마자 아, 내가 진짜 많이 성장했구나를 몸소 체감했다. 우리는 서로 나이를 밝히지 않았지만 대략 가늠 하자면, 그녀는 나보다 20살 이상 많을 것이다.
그녀에게 이 말 한마디 들으니 멍하면서 많은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왜냐하면 나는 상처도 잘 받고, 타인의 말에 잘 흔들렸으며, 단단하지 않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도 일할 때는 평소와 전혀 다른 여전사 한 명이 나오는 것 같긴 하다. 제니퍼가 누가 뭐라 하든 상관하지 않고 마이웨이로 일하는 모습을 칭찬해 주셨는데 한국에서 내가 일할 때 항상 부딪히던 부분,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이 성향이 캐나다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할 줄 누가 알았을까? 누구에게 간섭받지 않고, 지적도 받지 않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정한 방식대로 사람들이 따라오는 이러한 일처리 방식이 너무 좋기도 하고, 나에게 잘 맞는다. 해외 나와서 생활하다 보니 진짜 나를 발견한 것 같기도. 물론 직종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의 나의 경험과 느낀 바는 대략 이렇다. 이런 일처리 방식이 벅차고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은 여기서 일하는 게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토종 한국인으로 한국인의 장점인 성실함과 빠르고 정확한 일처리 방식이 빛을 바랐다고 생각하며 한국에서 열심히 살아오신 분들은 캐나다에서도 기회가 다가왔을 때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일을 잘할 거라고 나는 자부한다.


캐나다 뮤직스쿨에서 일하는데 중요한 능력치 몇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한다.

우선, 캐나다 뮤직스쿨에서 근무하게 될 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피아노 티칭 실력이 가장 중요하고, 그다음 캐나다 음악교육 시스템인 RCM 시험구조를 알아야 하며,이 구조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학생들을 시험 방식에 맞게 가르칠 수 있으며 시험 대비에도 매우 용이하다.

나는 학생들이 이 시험을 볼 때 올바른 프로세스로 준비하기를 원해서 직접 로열음악원에 지원해서 피아노 실기 시험을 치렀다. 그냥 실라버스를 읽고 가르치는 것과 내가 직접 시험에 응해서 가르치는 건 시험을 직접 봐본 결과, 이 둘의 차이가 선명 드러났다. 일단 내가 시험을 직접 보게 되면 시험관이 요구하는 것과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시험 프로세스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래서 무엇을 어떤 파트와 부분을 중점적으로 집중적으로 가르쳐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뮤직스쿨은 레슨시간이 30분으로 매우 짧기 때문에 높은 레벨에 있는 학생들을 시험 대비 시키기에 30분이라는 이 시간은 매우 짧다.


두 번째로는 캐나다의 뮤직스쿨 근무 환경 시스템은 한국과 매우 다르다. 한국처럼 상사가 세세하게 하나씩 가르쳐 주는 시스템이 아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는다.캐나다 취업 시 경력 중요하게 생각하고 경력자만 선호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신입이라도 개인의 능력치가 높을수록 좋다. 캐나다는 도움을 요청하면 매우 친절하게 도와주고 서포트하지만 그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이 누구에게 대신해 줄 수 있냐는 부탁의 뉘앙스가 아닌 내가 원하는 정확한 사안과 내가 무엇을 요구하고 그에 맞게 요청할 줄 알아야 한다. 할 수 있는 모든 선에서 본인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인정받는다.


세 번째로는 일을 그렇게 특출 나게 잘하지 않아도 말발과 클라이언트 간에 친분이 좋으면 이것도 능력이다.

한국인은 일을 설렁설렁하고 수다나 친분으로 때우는? 일처리 방식을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이점이 개인의 스펙과 스킬적인 영역을 발전시키려고 하는데 일조하는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네 번째 영어를 잘할수록 분명히 유리하지만 영어 때문에 포기하지 마라


실제로 뮤직스쿨에서 내가 느낀 언어 구사를 어느 정도 해야 되느냐라고 나에게 묻는다면 영어는 내가 학부모의 말을 듣고 이해하고,
그에 답을 할 수 있을 정도면 된다.


내 경우에는 토종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으며 영어를 공부한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밴쿠버와 토론토에서 어학연수하고 외국인 친구 몇 명 있는 정도 나는 영어를 그리 잘하지 않는다. 물론 인터뷰를 보고 합격하려면 그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아듣고 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을 정도는 해야 하지만 피아노를 가르침에 있어서 그렇게 완벽하고 원어민처럼 구사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 캐나다 피아노 선생님이 되고 싶은 분들께 영어 때문에 포기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용기를 드리고 싶다 ‘

영어실력이 부족하다면 피아노 실력으로 그 자리를 채우면 된다.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곡이나 배우고 있는 곡들 그리고 시험에 나오는 모든 곡은 내가 연주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에서 피아노 전공하신 분들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난이도이다. 나의 레슨 방식은 일부 카피캣 형식 진행했기 때문에 레슨이 매우 수월했다. 만약 내 학생이 연주하는 곡을 내가 연주할 수 없으면 당연히 티칭이 불가능하다. 한국에서의 피아노레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를 뿐.


캐나다 뮤직스쿨은 명문대 생이 많은데 전공이 피아노가 아니라는 점이 처음에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한국의 피아노 학원의 모든 선생님은 99.9 피아노 전공자 또는 작곡전공자 선생님이다. 그리고 음악학원을 개업을 하려면 피아노 전공 졸업장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캐나다에 뮤직스쿨 선생님들도 모두 해당 악기를 전공한 전공자인 줄 알았으나, 전혀 다른 분야의 선생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원인을 개인적으로 분석해 보자면 캐나다 채용 시스템이라 생각된다. 공석이 발생하면, 오너나 오피스에서 구인 이메일 공지를 보낸다 . 한마디로 내부 채용 시스템이다. 내부에서 채워지지 않으면 그다음에 외부로 돌린다고 표현해야 할까?

보통 자신의 친구들이나, 가족, 지인들을 추천해서 데리고 오는 문화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 내가 겪은 캐나다 취업 시장은 해당 회사의 상위 포지션에 있는 인맥이 필요하고, 영향력 있는 사람의 추천서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낀 캐나다의 전반적인 취업 시장은 마켓이 작다, 그리고 기업 자체가 별로 없다. 또한 한국처럼 자영업이 발달되어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캐나다 뮤직스쿨 취업 시즌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내가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는 6월에서 8월이었는데 이 기간에는 학기가 종료되며 방학 시즌이라 모든 선생님과 뮤직스쿨 관계자들의 휴가 기간이다. 방학기간에도 레슨 하는 선생님이 있긴 하지만 학생이 쉬는 경우 선생님도 자체 휴강이 된다. 방학기간에 계약이 종료되는 경우가 꽤 있으며 학교 시스템에 맞춰서 뮤직스쿨도 움직이는 걸 몰랐다.


한국의 피아노 학원은 월단위로 레슨비를 지불하는 반면에 캐나다 뮤직스쿨은 1년 단위로 결재하는 시스템이 이었고, 그로 인해 8월 말까지 모든 레슨을 마무리하고 재 리뉴얼 하지 않는 학생들은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가지 않는 걸로 간주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학생 레슨 플랜을 세울 때 9월 1일부터 8월 말까지 1년 단위로 레슨 플랜을 세우는 걸 추천한다.

물론중간에 이탈하는 이탈 학생은 예외겠지만.

벌써 근무한지 어느덧 일 년이 지났고, 나 또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고, 남을 가르치면서 나 또한 더 성장할 수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정말 열심히 살아온 결과 나는 번아웃이 왔다. 체력관리도 정말 중요하다. 해외에서 혼자 아프면 왜이렇게 서러운지… 캐나다 음악교육 시스템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이 끝났다. 어느 정도 현실 파악이 끝난 시점에서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지금 이 시점 나는 레벨업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다음 스텝은 어떻게 밟아야 좋을지 생각 중이다, 그렇게 한 챕터가 끝났고, 여름방학도 끝났다. 일 년 동안 함께 했던 가장 아꼈던 학생들 일부가 떠났고, 새로운 학생이 들어오기도 하고, 기존 학생을 여전히 수업하고 있으며

그렇게 나의 두 번째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