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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흐름

목욕탕에는 인생이 담겨 있다(?)

by Morado

기가 막힌 온천이 있다고 해서 다녀왔다. 남들 앞에서 벗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던 20대를 지나 30대 초반이 되었는데, 그런데도 난 여전히 목욕탕을 가자는 제안을 항상 거절하곤 했다. 하지만 언니의 목욕탕 찬사를 여러 번 듣고 있자니 언니랑 이야기도 나눌 겸 가 볼까하고 백팩을 메고 한 시간이 넘는 여정을 시작했다.

옷을 훌떡 벗어버리고 난 후 간단히 샤워를 한 후 머리를 질끈 묶고 탕에 들어갔다.

목욕탕 곳곳에는 유황 온천의 효능과 해야 할 것들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이 존재했다. 언니는 그리고 쓰여있지는 않아도 지켜야 할 불문율이 있다고도 했다. 내가 들은 건 머리를 대충 아래로 묶어 탕에 머리카락이 닫는 행위를 하면 그곳에 계시는 아주머니들께서 크게 혼나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난 이미 높게 머리를 묶은 상태였다.)


목욕탕이 오랜만이라 그런지 따뜻한 물에 오래 있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 언니는 나에게 플랜을 말해줬다. 중간 온도의 욕탕에서 5-10분, 낮은 온도의 욕탕 (이벤트탕이라고 했다)에서 5분, 제일 뜨거운 탕에서 5-10분 몸을 불린 후, 몸을 구석구석 닦는다. 그리고 냉탕을 들어가서 몸을 식혀준 후, 마지막 바가지 물이라고 하는 곳에서 물을 끼얹는다.

몸이 따가울 정도의 온탕과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냉탕은 목욕탕 초짜인 나에게는 아직 5분도 먼 산이었고, 3분이란 시간만 채운 채로 밖을 나와 재정비한 후 바가지 물을 몸에 붓기 시작했다.

언니는 이렇게 말했다. "냉탕에 다녀오니까 이 바가지 물이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 거야. 인생은 그냥 흐름이야. 이걸 처음 그냥 몸에 부었으면 엄청 추웠을걸? 인생의 순서만 바꾸면 이렇게 쉽게 느껴지는 일도 있는 거야."


인생이 버겁다고 느껴지는 이때쯤 이 말이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그래. 어렵다고 생각하는 일은 쉽게 할 수 있도록 관점을 바꿔보든, 환경을 바꿔보든, 순서를 바꿔보든 해서 흐름을 조금 쉽게 가져가려고 하자.


바쁜 한 주를 앞둔 일요일 오후, 나는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목차

1. 오늘의 할 일

2. 작업하면 서 느낀 것


1. 오늘의 할 일

오늘은 1) 동영상 작업의 스크립트 작성을 모두 완료하고 2) 영상 레퍼런스를 찾아봐야지.

그리고 3) 회사에서 신청한 인터넷 강의를 2개 정도 들어야겠다. (노트도 해야지)


2. 작업하면서 느낀 것

- 카페에서 한 시간을 작업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진다. 단 것이 먹고 싶은 건지, 하루 종일 돌아다닌 에너지들이 고갈된 건지...... 카페에 같이 앉아있는 형부와 언니를 보면 대단하다 싶다. 그들은 아직도 열심이다. 나도 집중력을 늘려야 하는데......

우선 오늘은 한시간만 더 하고 가야지.


- 자료는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이 나오고 내가 아는 것은 극히 소량뿐이라는 생각에 답답하다. 그냥 빨리 스크립트 완료하고 다음으로 넘어가고 싶은데, 지금까지 배운 것들만 적어 놓고 보면 너무 재미가 없단 말이지...... 역사적 사실 말고 그 이면의 이야기들을 조금 더 들여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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