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본부장님’
같은 비현실적인 직급은 <김비서가 왜 이럴까>, <뷰티인사이드> 같은 한국 드라마 속 기업 오너의 아들인 남자 주인공에게나 가능한 설정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비현실적인 커리어를 가진 이가 현실에 등장했다. 중국판 <보그>에 새로 임명된 편집장이다.
‘어멋 스물일곱 살에 보그 편집장?’
소설같은 이렁 과다 설정의 주인공은 93년생, 올해로 만 27살인 중국계 호주인 마가렛 장(Margaret Zhang)이다. 1892년 처음 창간한 보그 매거진 130년 역사상 가장 어린 편집장이다.
[보그 차이나의 새로운 편집장, 마가렛 장]
아버지가 보그 발행인이라든가, 최대 주주라든가 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다. 대신 특이한 점이 하나 있다. 정식 에디터 경험은 전혀 없고, 100만 명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가진 인플루언서라는 것이다. 놀라운 발탁이다.
[보그 차이나 전 편집장 안젤리카 청 ⓒvogue]
마가렛 장 이전 편집장만 해도 전형적인 에디터 커리어를 쌓아온 인물이다. 전 편집장 안젤리카 청A(ngelica Cheung)은 엘르 차이나 에디터, 마리끌레르 홍콩 편집장을 거쳐 보그 차이나 런칭부터 15년을 함께했다. 39살의 나이에 편집장으로 임명되어 보그 차이나를 진두지휘하며 역사가 짧은 중국 보그를 세계적인 위치로 올려놓는 데 일조했다.
ⓒmargaretzhang.com.au
마가렛 장의 인사발령은 공개 이후 여러모로 화제였지만 아무래도 성골 에디터 출신인 전임자와는 동떨어진, 흔치 않은 이력을 가졌기에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패션 인플루언서라 명명했지만 사실 마가렛 장의 직업은 한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 마가렛 장은 16살 때 연 블로그, Shine by Three가 주목을 받으며 큰 성공을 거뒀고 월 방문자 수가 50만 명에 육박하는 파워 블로거로 성장했다.
또 블로그를 통해 그 능력을 인정받아 사진작가, 스타일리스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감독, 컨설턴트, 모델로 일하며 구찌, 디올, 루이비통 같은 브랜드와 협업해왔다. 이미 몇 차례 패션지 커버 모델로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2016년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미만 가장 영향력 있는 30인 아시안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에디터가 아닌 패션 인플루언서가 갑자기 편집장이라니?’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미란다 편집장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미국 보그 편집장 안나 윈투어는 작년 글로벌 보그 컨텐츠 어드바이저 직책을 새롭게 맡으며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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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공유하는 디에디트에 기고한 3월 기사.
<보그 편집장이 된 27살 인플루언서> 이 글은 개인적으로도 만족도가 높은 글인데 3월에 업로드 됐을 때 내부적, 외부적으로 반응도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여담인데 이 글이 포털사이트에 노출되고 하면서 엄마 아빠가 신나서 친구들이 있는 단톡방에 공유했는데 날 어릴 때부터 잘 아는 이모, 삼촌들이 있는 카톡방이라 공유된 제목만 보고
“예은이가 보그 편집장이 됐다고???" 하기도 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내가 진짜 보그 편집장이 됐으면 동네에 플랜카드 걸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