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70
행운의 7이 앞자리에 항상 보이기에 아직 나에게 운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도 안 되는 믿음을 가지고 공부에 임했었다. 그 말도 안 되는 믿음도 오늘이 지나면 끝이다. 내일이면 D-69이다. 간절히 부르짖으면 손을 잡아준다기에 오늘도 간절히 부르짖는다. 내 부르짖음이 하늘에 계신 그분에게 들렸는지는 알 수가 없다. 평소에 찾았어야 했는데 필요할 때 찾는 게 얄미워서 내 부르짖음에 귀를 막고 계신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간절할 때 찾으라기에 필요의 순간 간절할 때 찾았는데 이건 내 의견이고 손을 붙잡아 주실 그분의 의견은 또 다를 수 있으니 원망은 결과가 나온 뒤에 하기로 하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손을 잡아주셨을지도 모른다.
너무나 오랜만에 쓰는 글인 거 같다. 그동안 나에게는 사투의 시간이었다. 부족한 시간과의 사투이기도 했으며, 배운 것을 습득하기 위한 사투이기도 했다. 한적한 머리에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긴 하지만 아직 썰렁함은 어쩔 수가 없다. 문제를 보고 불이 반짝이며, 손과 머리가 답을 찾는 모습을 원하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불이 깜빡깜빡거리는 게 긴가민가, 아리송하다. 답을 찾기는 쉽지 않다. 손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펜을 잡았는데 아직까지도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굳은살을 숨기게 된다. 현실이 이상에 닿기를 바랐는데 이상은 역시 이상인 걸까.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도전을 하고 있는 게 아닐까? 불안함이 쏟아진다. 축 쳐진 몸은 움직임을 늦추다 못해 멈추게 만든다. 잠시 엉킨 실타래를 풀어내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번에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던 거 같은데 언제 이렇게 또 엉켜버린 건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기에 벌어지는 걸까?
서랍 속 티끌 정도로 여긴 문장들을 퍼즐 맞추듯이 여기저기 옮기면서 맞춰나가고 있다. 그러다 보면 얼추 글이라고 불릴 모양새가 형성이 된다. 완벽하진 않지만 보여주고 싶은 단어나 문장이 있기에 꺼내보기로 했다. 서랍 속 티끌로 남을 바엔 사람들에게 공개된 글 속의 일부가 나을 테니 말이다.
행운의 7을 나타내던 날들은 오늘로 끝이다 내일은 새로운 숫자가 내 눈에 보일 것이며 나는 좁혀오는 시간에 또 조급해지고 불안해질 것이다. 매일 반복되는 감정이다. 앞자리가 바뀌니 체감이 조금 더 세게 오는 것일 뿐 나는 하던 일을 아무 일 있듯이 꾸준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