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시내 투어
이거 봤나?
녀석이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우리나라 국기가 프린트되어 있다.
왱왱거리는 머리 아픈 외국어만 듣다가 눈에 익은 태극기가 반가운 듯하다.
빨간색 이층 버스는 그 지역이 관광지임을 나타내는 상징물 중 하나다.
다른 곳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 우리나라 국기가 프린트된 빨간색 이층 버스를 만나니 이 도시가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 어느 기업이 이층 버스에 한국어 서비스를 후원하나 보지. 광고도 사고’
라고 녀석에게 얘기하지 않는다.
아닐 수도 있으니까.
삐딱한 어른의 눈으로 섣부르게 판단할 수도 있으니까.
녀석에게는 낯선 땅에서 발견한 익숙한 문양이 신기할 뿐이니까.
역시나 이층 버스의 매력은 이층 맨 앞자리다.
단, 한낮의 뜨거운 태양만 피할 수 있다면.
녀석의 얼굴이 빨갛다.
더 이상 뜨끈뜨끈한 의자에 앉을 수가 없다.
물을 마셔도 목마름이 가셔지지 않는다.
다시 일층으로 총총히 내려간다.
답답하다.
탁 트인 풍경이 창문 사이로 가려진다.
다시 이층으로 올라온다.
뜨겁다.
다시 일층으로 내려간다...
말없이 녀석이 하자는 대로 한다.
정답은 없다.
그때그때
그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행동하는 게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