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서 돌멩이 던지기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

by 바람 타는 여여사


부메랑을 가지고 올걸...


아쉬워하는 녀석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도 아쉽다. 이렇게 넓은 들판이 나타날 줄 알았으면 오클랜드 지인의 집에 두고 온 부메랑을 챙겨서 오는 건데...


남섬을 버스 투어로 다니는 동안 녀석은 많이 피곤해했다. 대부분의 패키지여행이 그렇듯이 제한된 시간에 많은 관광지를 다니려다 보니, 찍고(photo) 이동하고 찍고(stamp) 이동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풍경을 마음으로 지그시 누르고 싶은 곳에서도 예외 없이 가이드의 재촉 손짓이 뒤따른다. 녀석도 들판이 나타난 이곳에서는 피곤한 기색 없이 좀 더 머무르고 싶은 표정이다. 테카포 호수에서 완벽하게 습득하지 못한 돌멩이 던지기를 마스터하고 싶은 모양새다.


녀석에게 ‘들판’으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이다. 뉴질랜드 남섬에는 빙하 작용으로 형성된 10여 개의 국립공원이 있는데,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은 그중 크기가 가장 크고 남서부에 길게 위치한다. 피오르드(또는 피오르)가 어떤 지형인지는 녀석이 학교로 돌아가면 배울 것이다. 빙하가 깎여 만들어진 지형이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다.


빙하가 이동하다가 만들어진 빙퇴석이든 물이 이동하다가 만들어진 자갈이든 지금 녀석의 눈에는 다 돌멩이로 보일 것이다. 빙하가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U자곡이든 물이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V자곡이든 지금 녀석의 눈에는 다 계곡으로 보일 것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쉽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게 뭐 중요한가?

지금 저렇게 크게 소리 내서 한번 웃으면 된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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