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책을 읽고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여해 Apr 01. 2021

「 공정하다는 착각 」

굉장히 답답한 책


# 한 줄 추천평 : ★☆☆☆☆ 요약하자면 "성공한 사람들은 겸손하라" 만약 너무 바쁘다면 5장 성공의 윤리만 읽으면 된다.



# 읽기 쉬는 정도 : ★★★☆☆ 후루룩 넘기기에 쉽지는 않다. 




 엄청난 홍보와 제목으로 판매 부수를 올리고 있는 「 정의란 무엇인가 」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신작이다. 「 공정하다는 착각 」이라는 2020 ~ 2021 년 한국 사회의 ‘공정성’ 논란에 힘입어 제목도 자극적으로 뽑았다. 원제는 「 The Tyranny of Merit 」 로서 ‘네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압제, 포악함’, ‘재능, 장점, 가치의 악마성’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번역서에서 덧붙인 부제는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이다. 사실 이 책의 골자가 ‘같은 기회의 제공성 유무’를 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제 역시 출판사에서 자극적으로 지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한 줄 요약은 “성공한 사람들은 겸손하라.”이다. 



 지능과 성취를 골자로 하는 능력주의(meritocracy)에 대한 도덕적 역할 측면 영향을 분석한다.


 간단하게 보면,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 : 여러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A : 나는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나의 능력을 개발했고 그래서 성공했어.

    근데 너는 네가 열심히 안 해서 실패한 인생을 사는 거야. 넌 실패했어. 난 잘 났어. 그리고 넌 못났어. 

 

B : 난 실패자야... 난 못났어. 

A : 넌 노력하지 안 해서 실패한 거잖아. 넌 그래도 싸. 

B : 일 해서 뭐하냐. 하루 벌어 하루 먹을 뿐, A처럼 될 수 없어. 


이렇게 되서  A는 B를 깔보고, B는 자책하고, 잘난 척하는 A 가 재수 없다. 그래서 공동체의 연대를 약화시키고, B는 열심히 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노동의 존엄성이 떨어진다. 


센델의 주장은 


A : 난 성공했는데, 그건 내가 우연히 재능을 타고났고, 그 재능을 높이 쳐주는 사회에 우연히 살기 때문이야. 내가 잘나서 그런 건 아냐. 나와 B는 같은 공동 운명체야. B를 무시하면 안 돼. 


이게 끝이다. 


B는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대안 제시는 없다. 



 그 분야에 재능 있는 사람이 그 분야를 전공함을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귀족 집에 태어나느냐 농노 집에 태어나느냐 역시 우연이었다. 마찬가지로 단지 우연한 시기에 우연히 그 분야가 각광받는 때에 우연하게 그 재능을 ‘타고났을’ 뿐인 사람들이 그 ‘우연함’에 대해 감사하고 겸손함을 가지지 않고 뻐기고 더 나아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무시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라고 꼬집는다. 그래서 센델은 성공한 사람들이 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도덕적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도덕적으로만 본다.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없다. B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제시도 없다. 

 굉장히 답답한 책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