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답답한 책
# 한 줄 추천평 : ★☆☆☆☆ 요약하자면 "성공한 사람들은 겸손하라" 만약 너무 바쁘다면 5장 성공의 윤리만 읽으면 된다.
# 읽기 쉬는 정도 : ★★★☆☆ 후루룩 넘기기에 쉽지는 않다.
엄청난 홍보와 제목으로 판매 부수를 올리고 있는 「 정의란 무엇인가 」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의 신작이다. 「 공정하다는 착각 」이라는 2020 ~ 2021 년 한국 사회의 ‘공정성’ 논란에 힘입어 제목도 자극적으로 뽑았다. 원제는 「 The Tyranny of Merit 」 로서 ‘네가 가지고 있는 가치의 압제, 포악함’, ‘재능, 장점, 가치의 악마성’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번역서에서 덧붙인 부제는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이다. 사실 이 책의 골자가 ‘같은 기회의 제공성 유무’를 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제 역시 출판사에서 자극적으로 지어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한 줄 요약은 “성공한 사람들은 겸손하라.”이다.
지능과 성취를 골자로 하는 능력주의(meritocracy)에 대한 도덕적 역할 측면 영향을 분석한다.
간단하게 보면,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 : 여러분!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습니다!
A : 나는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나의 능력을 개발했고 그래서 성공했어.
근데 너는 네가 열심히 안 해서 실패한 인생을 사는 거야. 넌 실패했어. 난 잘 났어. 그리고 넌 못났어.
B : 난 실패자야... 난 못났어.
A : 넌 노력하지 안 해서 실패한 거잖아. 넌 그래도 싸.
B : 일 해서 뭐하냐. 하루 벌어 하루 먹을 뿐, A처럼 될 수 없어.
이렇게 되서 A는 B를 깔보고, B는 자책하고, 잘난 척하는 A 가 재수 없다. 그래서 공동체의 연대를 약화시키고, B는 열심히 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노동의 존엄성이 떨어진다.
센델의 주장은
A : 난 성공했는데, 그건 내가 우연히 재능을 타고났고, 그 재능을 높이 쳐주는 사회에 우연히 살기 때문이야. 내가 잘나서 그런 건 아냐. 나와 B는 같은 공동 운명체야. B를 무시하면 안 돼.
이게 끝이다.
B는 어떻게 해야 한다 이런 대안 제시는 없다.
그 분야에 재능 있는 사람이 그 분야를 전공함을 틀렸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귀족 집에 태어나느냐 농노 집에 태어나느냐 역시 우연이었다. 마찬가지로 단지 우연한 시기에 우연히 그 분야가 각광받는 때에 우연하게 그 재능을 ‘타고났을’ 뿐인 사람들이 그 ‘우연함’에 대해 감사하고 겸손함을 가지지 않고 뻐기고 더 나아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무시하냐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도덕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라고 꼬집는다. 그래서 센델은 성공한 사람들이 덜 성공한 사람들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도덕적으로' 보자고 제안한다.
도덕적으로만 본다.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안은 없다. B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제시도 없다.
굉장히 답답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