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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여해 May 27. 2021

아름다운 제주의 봄을 느낄 수 있는 전시

<탐나는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에서 2021년 6월 6일까지 < 탐나는봄 >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제주에서 5월을 온전히 보내며 파릇파릇 연둣빛의 제주의 봄을 온몸으로 느꼈는데, 이렇게 기획전시로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탐라’는 봄이라는 뜻과 ‘탐하는’ 봄이라는 이중적인 뜻을 담고 있는 전시 제목이 귀엽다. 전시는 크게 세 섹션으로 구분된다. ‘봄, 흐늘다’, ‘봄, 물들다’, 그리고 ‘봄, 노닐다’이다. 제목에서부터 한글의 아름다움과 봄의 생동함이 느껴질 정도로 생동한다. 



봄은 그 자체로 아름답고 또 아름답다. 각자 선호하는 계절이 있겠지만, 봄이 아름답다는 명제를 거짓이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까. 나 역시 여름을 가장 좋아하지만, 생명이 꿈틀대고 온갖 빛깔로 물드는 봄은 계절의 여왕임에 분명하다. 이러한 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잔뜩 모여있으니 눈이 호강이다. 내가 방문한 날은 잔뜩 흐려 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이어서 망정이지, 그러지 않고 봄빛이 가득한 날이었으면 전시실에서 폴짝폴짝 뛰어다녔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봄은 움직임의 기운을 가득 담고 있다. 




강운 작가의 <공기와 꿈> 연작 중에 한 작품이 걸려있다. 한지를 붙여서 구름을 입체적으로  표현하였다. 손을 대서 만져보면 구름의 푹신함을 느낄 수 있을 것만 같다. 강운 작가의 다른 구름 작품들도 보고 싶어 진다. 



제주현대미술관 분관에서 만났던 박광진 작가도 다시 만났다. < 조천에서 > 작품은 내가 올레길을 걸으며 본 풍경이 그대로 들어있다. 물론 5월이라 유채는 없었지만 노란 가을 민들레가 유채를 대신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윤재우 화가의 < 서귀포의 봄 > 도 올레길 6코스에서 본 바로 서귀포의 모습이었다. 색감이 부드럽고 아름답다. 분명히 이보다 훨씬 현대화된 서귀포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본 서귀포의 따스한 느낌이 그림이 주는 느낌과 똑같다. 변치 않는 자연이 주는 시간을 초월한 감성일 것이다. 





조윤득 작가의 <봄> 은 씨에서 싹이 돋아나는 장면을 만든 세라믹 작품이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느낌이다. 내가 새싹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보고 첫눈에 반해 역시나 싶었다. 새싹의 느낌과는 달리 어두운 색깔의 조각인데도 응집되어 곧 터지려고 하는 듯한 힘이 느껴진다. 



꽂히는 작품들이 많아 도록을 반드시 구매하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도록은 제작하지 않았다는 직원의 말에 슬프다. 도립미술관이라 도록은 잘 만들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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