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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솔 Oct 10. 2021

당신이 행복하면 좋겠어요.

내 손을 잡고 이야기를 꺼낸 당신께

집에 돌아오는 길, 당신의 이야기를 계속 생각했어요.

요즘 많이 힘들었겠구나, 걱정도 되고요.


잠깐의 시간에, 내 손을 잡고 이야기를 꺼낸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당신이 다른 사람(가족, 연인)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가장 행복해지는 선택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선택한 결정 안에서, 내려놓은 길을 바라보며 불행해지거나 슬퍼하지 말고,

지금 더 행복한 것들을 찾고, 바라보면서 살아요.

삶에서 잘못된 선택이란 건 없고, 정답이란 건 없어요.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해도 괜찮으니,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너무 염려하지 말아요. 어느 쪽으로 가던지 새 길은 계속 열리고, 그 안에서 잘 살아갈 수 있으니 용기를 가져봐요.


두 개의 갈림길에서 어떤 선택을 해도 행복해질 수도 있고, 또 불행해질 수도 있어요. 그걸 결정하는 건 당신의 마음에 달려있어요. 어떤 걸 선택해도 행복하기로 마음먹으면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지금 눈앞에는 두 개의 갈림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또 누가 알겠어요. 그 길이 가다가 다시 만나게 될지. 저는 행복한 미래를 그리는 사람에게는 그와 같은 길이 열린다고 믿어요.






사랑을 선택하기로 마음먹는다면, 가족을 내려놓은 고통과 힘든 마음을 상대에게 전가시키면 안 돼요.

'내가 당신 때문에 이렇게까지 했는데...' 이런 생각은 관계를 힘들게 할 수 있어요. 어떤 대가를 바라는 사랑보다는, 새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게 살아갈 미래를 그리면서, 지금부터 소소한 행복들을 챙기며 살아가면 좋을 것 같아요 :)



그렇다 해도 가족에 대한 마음 때문에, 당신의 마음이 편치는 않을 것 같아요.

  

저는 당신이 연인과의 결혼을 진심으로 원한다면, 한번 더 용기 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당신의 어머니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많은 어머니들이 자식을 자신의 한 부분처럼 생각하며 평생을 살아오셨을지 몰라요. 본인의 삶의 한 부분으로서,  딸이 집안 좋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은 어머니 삶(혹은 역할)의 완성(?)으로 여기실 수도 있고요.



그렇기에 당신의 결혼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일부분을 온전히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어요. (내려놓는다는 표현이 포기한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너무나 소중에서 손에 꽉 쥐고 있던 걸, 손을 펴서 내려놓는 것과 같아요. 얼마나 큰 사랑과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 짐작할 수 있어요.)



어머니는 굉장히 큰 용기를 내셔야 하는 상황 앞에 계세요. 지금은 그 앞에서 두려운 마음 때문에 상황을 피하고 싶으신 건지 몰라요. 우리도 가보지 않은 길 앞에서는 두려움이 있잖아요. 그래서 선택하지 못하는 일도 많고요. 지금은 당신도 어머니도 똑같은 문 앞에 서있는 거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에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라고 밀어부치는 건 어려운 일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용기 내서 더 큰 사랑을 선택하실 수 있도록 당신이 한번 더 다가가 봤으면 해요. 사랑을 일으킬 수 있는 건, 사랑밖에 없어요.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진실이라고 믿어요)


어머니께 당신도 모든 걸 내려놓고, 다가가 보세요. 자식이 자존심을 다 내려놓고 부모님께 다가가는 게 또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내 마음과 다르게 자꾸 딴 소리 하게 되고요. 그걸 내려놓고 진심으로 다가가 보는 용기를 내보면 좋겠어요. 당신도 상황이 힘들지만, 행복하고 싶고, 잘 살고 싶은 마음 전해 보세요. 그리고 당신을 걱정하고 있는 어머니의 마음도 읽어주세요. 그래야 어머니도 같이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렇게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해보고 나면, 당신이 어떤 결정을 해도 좀 더 편안해지고 행복할 수 있을 거 같아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지금도 물론 사랑받고 있는 행복한 사람이고요. 저는 어떤 선택을 해도 당신의 선택이 옳다고 믿어요. 힘내요.



2021. 10월 어느 날

사랑을 담아 아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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