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이슈를 발칙한 아이디어로 예술로 승화시킨 Banksy
영국의 어떤 도시를 가건 발견할 수 있는 것 중 하나? 그라피티! 특히 기차나 지하철역, 사람이 살지 않는 건물이나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벽 같은 곳에서 많이 발견할 수 있다. 한국 같으면 범죄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행위지만, 여기선 꽤나 자유롭게 허용되는 분위기이다. 그 덕분인지 Bansky 같은 발칙한 예술가가 영국, 특히 런던에서 성공할 수 있었는지도...
그런데 왜 다른 그라피티 화가와 달리 Bansky가 이렇게 유명해진 걸까? 그의 그림은 단순히 멋있거나 이쁘기만 하지 않다. 대부분의 그림이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
집 근처의 빌딩에 아주 오래전에 Bansky가 남겨놓은 그라피티가 하나 있다. Girl with a rocket cart. 조그만 여자아이가 한쪽 손에는 막대사탕을 들고 다른 한쪽 손으로는 살상 무기가 든 카트를 끌고 있다. 대체 상상이 안 되는 조합을 통해 많은 아이들이 전쟁의 희생양이 되는 아이러니를 보여준 것이다. 이렇게 그의 작품활동은 이쁘고 휘황찬란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어서 더 주목을 받는 것이다.
위 사진은 2021년에 찍은 사진이지만 이미 페인트가 벗겨지면서 망가져가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최근에 누군가 그 위에 페인트로 낙서를 해놓은 데다 페인트가 다 떨어져서 아쉽게도 이제는 아예 작품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찍은 사진! 완전히 망가진 데다 누군가 낙서(그라피티?!)를 해놓았다. ㅠㅠ
그건 그런데 한동안 조용하던 Banksy가 지난 8월 5일부터 8월 14일까지 총 9일 동안 왕성하게 활동을 했다. 리치먼드 지역의 Kew Green에 있는 벽에 그려놓은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만 같은 염소 그림을 시작으로 기차가 지나다니는 다리를 건너는 것 같은 원숭이 세 마리, 위성 접시에서 울부짖고 있는 늑대 등 9일 동안 매일 하나씩 작품을 만들어내더니 마지막 9일째는 런던 동물원 입구의 그라피티로 마무리 (아래 그림).
이번 그의 작품은 뭔가 사회적 이슈와 연관성이 없는 것 같은 일련의 동물들이 주가 된 작품들이었다. 그래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그중 가장 신뢰가 가는 설명은 동물의 권리를 꽤 자주 그림의 주제로 다루는 그 이기에, 이번 연작들도 동물들의 권리를 다룬 게 아닐까 한다는 것이다. 인간에 의해 고통받고 있는 동물들이 런던 이곳저곳에서 등장하다가 마지막 작품에서 고릴라가 동물들을 풀어주고 있는 것, 그것도 런던 동물원이라는 상징적인 곳에서 말이다.
그런데 그의 작품활동이 참 발칙하면서도 영리하다고 느끼게 하는 건, 아주 정적인 그림을 클라이맥스가 또는 하이라이트가 있는 동적인 작품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