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도 같은 보다, 달라서 다른

동질성보다는 다름을 인정해 주는 사회

by Joung Policy Campaigner

요즘 '나는 솔로'가 대세라고 해서 '나는 솔로,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를 한국에 있는 동안 슬쩍슬쩍 곁눈질로 보기 시작했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지만, 나는 볼 수 없는 내 등 뒤에서 하는 행동들을 보여주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 게 아닌가 싶은데, 그만큼 말도 탈도 많은 프로그램인 것 같기는 했다. 그러다가 24기 순자의 채식주의가 인터넷에서 핫한 이슈가 된 것을 보았다. 그게 그럴 일인가 싶다가도, 아! 한국사회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한국은 동질성이 아주 높은 사회다. 그래서 좋은 점도 물론 많다. 무엇보다 효율적이다. 의견들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의사결정도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유대감 또한 높아서 안정감과 사람들 사이의 신뢰감이 훨씬 높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한국은 전반적인 사회 시스템이 효율적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 같긴 하다.


그런데,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니겠지? '24기 순자'의 채식주의 논란처럼,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은 이상한 사람, 특이한 사람 취급을 당하면서 놀림의 대상이 되거나 아니면 채식주의자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이기적이고 배려하지 않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게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 그리고 조금만 그 범주에서 벗어나면 바로 낙인이 찍히고 뭇매를 맞는다. '24기 순자'가 채식주의자이면서 가죽가방 사용한다며 기사화된 게 바로 그런 예인 것 같다.**


나는 동질성이 높은 사회에서, 다양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엄청 강조되는 사회로 이주했다. 그리고 다양성이 아주 높은 시민사회단체에서 일하고 있다. 영국인, 영국/호주인, 캐리비안인, 모리셔스인, 한국인, 영국/네덜란드인 등이 모여서 함께 일한다. 그런데 정말 놀란 것이 하나 있다. 토종 한국인인 내가 들어와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내 사수는 Culture Map (문화지도)*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주 다른 문화권에서 온 나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다.


그리고 항상 회의를 할 때마다 '요즘의 나'는 어떤지 물어준다. 그럼 나는 처음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언어의 장벽, 경험의 부족 등으로 한창 자존감이 낮아있었고, 이제 조금씩 '나'를 찾아가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해준다. 그럼 그게 또 그 사람에게는 나를 대하는 업그레이드된 기준점이 되어준다. 그리고 내 단점을 이야기하면, 그건 내 단점이 아니라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가 되기도 한다.


다양성과 다름이 한국에서도 이렇게 해석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24기 순자' 채식주의자 논란을 보면서 해본다.


* Culture map은 서로 다른 문화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일할 때, 어떤 점들이 다른지 다양한 척도를 통해 비교하고 분석한 글이다. 같은 유럽인이라고 해도 프랑스, 영국, 독일인들이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 의미가 다르게 해석되기도 하고 또 대화방식 또한 달라진다. 같은 아시아인이라고 해도 이란과 한국의 대화와 대화를 인식하는 방식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점에서 다른지를 8개의 척도로 구분해서 보여준다.


** 24기 순자는 엄격히 말해서 비건이 아니다. Pescatarian이다. 그리고 채식주의자들도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하는 사람, 동물학대 등을 반대하는 철학을 기반으로 한 윤리적 비건 등 다양하다. 고기를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24기 순자는 이 사회의 환경문제에 엄청한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럼 칭찬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가죽가방을 들었다는 이유로 그렇게 몰아칠 일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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