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영수증이 싫어요.

별것 아닌 일을 미루다 보면 별것이 되어버리는 상황

by 트윈플레임

원래 꼼꼼한 사람이 아니다.

기한 내에 일을 처리하는 것도 늘 어렵다.

그런 나에게 정말로 어려운 일 중의 하나는 바로 법인카드 사용분을 정산하는 것.

혹자는 내 돈도 아닌데 회사돈 쓰면 좋은 것 아니냐 하지만 영수증 처리하기가 너무 귀찮아서 되도록이면 법인카드 사용은 자제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드디어 받았다.

최후통첩.


보통 카드를 사용한 이후 2주 정도 지나면 첫 번째 메시지가 날아온다.

첫 번째 이메일은 아주 부드럽다.

제목 : Don't forget your action - open expenses

이 정도는 가볍게 무시한다.


두 번째 이메일까지도 괜찮다.

제목 : Open expenses - Reminder!

리마인더 정도 괜찮지. 그래도 느낌표가 붙어있는 걸 보니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이제 슬슬 해볼까.


세 번째는 슬슬 긴장감이 고조된다.

제목 : Expenses urgent - Suspending Card!

음.. 카드를 정지시킨다고? 그런데 회사법인카드지만 개인 기명카드라서 아마 안되지 않을까.

진짜 되나 안 되나 한번 기다려볼까.

그래도 이제는 진짜 하긴 해야 하나보다. 나 때문에 골치 아픈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어서 처리해 줘야겠다.


네 번째.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제목 : <4th Reminder> Action needed! - Expenses

제목만 봐서는 알 수 없지만 위 세 번째까지는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보내는 이메일이고 네 번째부터는 사람이 직접 보내는 이메일이다. 친절한 담당자께서 밀려있는 내용이 뭔지도 함께 캡처해서 보내주셨다. 문제아로 찍혔다고 보면 된다.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다. 열심히 영수증을 찾아본다.

사실 영수증도 관리가 안되기 때문에 대부분 앱에서 다운로드하여 사용한다.

오래전에 실물 영수증이 꼭 필요했을 때에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힘들었는데 요즘은 세상 편해졌다.

그런데도 이렇게 오랫동안 질질 끌다니.


드디어! 전송완료!

간단하게 경비사용 내역을 적고 사원번호를 입력하고 영수증을 첨부해서 클릭 클릭하면 끝난다.

이렇게 간단한 일을 왜 나는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던 것인가.

내 게으름에 다시 한번 놀란다.

핑계로는 이것보다 훨씬 중요한 일들이 많았고 바빴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걸리는 시간은 10분 미만인데 이 정도 시간도 없었다고? 말이 안 된다.


몇 달 동안 걸려있던 일을 처리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이 느낌을 기억하고 앞으로는 제때 경비정산을 하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런데 이것 말고도 밀려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

뭐였더라.

언제쯤 고쳐지나 이 놈의 미루는 습관.

핑계금물! 생각날 때 하기! 지금 당장!



* 이미지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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