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스펙입니다만
너는 누구냐.
'나의 장점과 단점'
'내가 이룬 최고의 업적'
'5년 후의 나, 10년 후의 나'
'예전의 경험 중 가장 어려웠던 업무 경험과 그것을 극복했던 사례'
면접이면 의례히 묻는 질문들.
내가 면접관 경력이 몇 년인데. 이 정도쯤이야.
한 때 채용담당이었고 여전히 인터뷰를 종종 하지만 그래도 내가 면접자가 되는 경우에는 긴장 한 스푼이 살짝 더해진다.
나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니까.
면접은 회사가 구직자를 판단하는 시간도 되지만 구직자가 회사를 평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엄마가 되고 나서 면접을 볼 때는 그전보다 훨씬 회사에 대한 평가를 많이 하게 된다.
저 면접관은 나이가 몇 살일까?
아이가 있을까?
다들 몇 시에나 퇴근을 할까?
갑자기 집에 일이 생겼을 때 눈치 안 보고 집에 갈 수 있을까?
갖가지 궁금증들을 티 안 나게 멋지게 포장해서 질문을 한다.
머릿속으로는 계속 내가 이 새로운 조직에 맞는지 퍼즐을 맞춰보면서.
특별히 회사가 이유 없이 아줌마 직원을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육아 경험은 굉장히 좋은 스펙이라고 생각한다.
애 키우랴, 회사 생활하랴. 그 얼마나 멀티태스킹에 능하겠는가.
거기다 돌발상황 대처력, 타인에 대한 포용력 모두 엄마라면 필수로 장착해야 하는 스킬이다.
또한 피플매니저가 되면 그 직원의 성장에 대한 무한 써포터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 또한 엄마가 되면 자연스레 기를 수밖에 없는 능력이다.
(당연히 이 모든 부분은 개인차가 있으니 엄마는 다 잘하고 다른 사람은 못한다는 일반화가 아님을 미리 알린다.)
엄마가 된 이후 나는 면접에서 조금 더 당당해졌다.
나는 이렇게나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많이 이룬 사람이에요. 이러니 일은 또 얼마나 잘하게요. 저 한번 뽑아보세요.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