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그 어긋난 시작

불안은 잘못된 선택을 부른다.

by 트윈플레임

몇 년 전, 이직을 위해 열심히 면접을 보던 때였다.

몇 군데 입사제의가 있었지만 각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마음의 결정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중 한 회사에서 너무나 적극적으로 오퍼를 했고 담당 헤드헌터는 나를 설득하기 위해 우리 집 앞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잠깐 쉬려다가 오래 쉬시는 분들 많이 봤어요. 기회가 있을 때 일하셔야 해요.”

이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갑작스럽게 불안이 밀려왔고, 나는 그녀의 강력추천을 믿어보기로 했다.




새 회사에 첫 출근한 날 만난 전임자는 인수인계를 위해 일주일간 같이 근무를 더 한다고 했다.

경력직 이직은 인수인계 없이 기존 업무파일만 보면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이렇게 친히 알려준다니 친절하기도 하셔라. 기존 전임이 워낙 오래 근무를 했기 때문에 알아두면 좋을 히스토리가 있을 것 같아 도움이 고마웠다.


그런데 몇 시간 같이 일해보니 왜 이렇게 인수인계를 해주고 가야 한다고 모두가 말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았다. 전임자 혼자서만 해 왔던 업무가 많았고 또한 이것들은 반드시 몇 가지 알아야 할 스텝들이 사전에 수행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 쉽게 말해서 노. 가. 다. 수공이 많이 들어가는 업무여서 한번 전임자가 일하는 모습을 보지 않으면 방법을 알 수 없는 일들이었다.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지만 이 회사가 왠지 나와는 맞지 않는 옷인 것 같다는 그 느낌이 슬금슬금 마음속을 채워왔다.

그래, 업무야 뭐 하면 하는 거고.

사람들만 괜찮으면 그럭저럭 다녀봐야겠다 생각하며 입사 첫날 하루가 지나갔다.




이런, 총체적 난관이다. 사람들 한 명 한 명은 참 좋은데, 이 사람들이 서로 마음이 안 맞다.

이들과 어떻게 일을 하지? 퇴사율도 엄청 높네. 이거 잘못 코 꿴 거 같은데.


이런저런 문제들이 어쩌면 진짜로 문제였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나는 그만둬야 할 이유를 찾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새로운 회사와 사랑에 빠져야 하는데 나는 자꾸 헤어질 이유를 찾고 있다.

불안감에서 시작된 관계는 결국 오래가기 힘들구나.


아무래도 나는 새로운 사랑에 빠지긴 글렀다.

입사 후 이틀 만에 예전에 알아두었던 헤드헌터에게 전화를 걸었다.

“저 아무래도 여기는 아닌 거 같아요. 다른 자리 좀 알아봐 주세요.”


나는 이미 나이 삼십대 후반에 아이도 둘 있는 아줌마이다.

나와 맞지 않는 곳에서 보낼 시간이 없다. 어서 이곳을 떠나야 한다.


내 환영회가 있는 날이었다.

나는 얼굴에 미소를 띠며 생각했다.

‘저한테 너무 마음 주지 마세요. 저 곧 떠나요.’



이미지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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