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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Sep 21. 2023

이게 바로 그 런던에서 먹는다는 베이글?

몇 달 전. 청담동 어딘가를 배회하고 있었다.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이었는데 골목길 중간쯤에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는 것을 보았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했는데 바로 옆 가게의 상호를 본 순간 이 사람들이 무엇을 기다리는지 알 수 있었다.

트렌드를 잘 모르는 내가 알 정도로 요즘 핫하다는 런던 베이글.


베이글이 언제부터 이렇게 인기 있는 빵이었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언젠가부터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 빵이 되긴 했다.


언뜻 보아도 사람이 많아 보였지만 혹시나 싶은 마음에 대기번호를 보니 87번.

음. 안 되겠다. 그냥 가자.


그렇게 런던 베이글과는 인연이 없음을 확인하고 깨끗하게 포기하고 물러섰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회사에 가니 런던 베이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 나를 기다리고 있다면 당연히 먹어줘야 한다는 것이 내가 배운 예의다.

다른 베이글과는 다르다고, 정말 맛있다는 평을 익히 들었던 지라 기대를 하지 않으려고 해도 내심 기대가 되었다. 


한입 베어 물었더니.

음... 그냥 뭐... 베이글이다. 우리가 아는 그 맛.

빵은 좀 부드럽고 촉촉한 듯하다.


내가 먹은 종류가 시그니처 베이글이 아니어서 나의 감동이 덜한 것인가.

잘라놓은 가장 유명하다는 종류의 베이글도 얼른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음... 맛있다.

그런데... 한 시간을 기다리면서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나의 미각은 다른 사람과 다른가 보다.

아니면 요리를 못하는 것이 어쩌면 맛을 구분하지 못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나의 런던 베이글 체험은 끝이 났고, 나는 다시 한번 절대 미식가는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래도 런던에 가지 않고 런던 베이글을 먹어보았으니 그걸로 되었다.

그런데 정말 런던에서는 이런 베이글을 먹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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