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앞둔 자 그 입을 멈추어라.
다이어트는 소문을 내야 한다고 했다.
열심히 소문을 내고 있다.
시작일은 1월 1일.
지금은 12월 26일.
의도한건 아니지만 마지막 날을 받아둔 사람처럼 먹고 있다.
이럴 일인가.
이렇게 몸을 최대한 불려서 시작할 필요까진 없는데.
지난주 회식을 마치고 그 다음날 몸무게를 쟀더니 2kg이 늘었다.
이런, 빼기도 전에 찌우기부터 하다니.
이런건 계산에 없었는데.
하도 동네방네 떠들어대서 후퇴도 할 수 없다.
내게는 전진만이 남아있을뿐.
남편은 처음엔 비웃었지만 이내 1년 목표를 성공하면 옷은 본인이 사주겠노라 공언한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테니 선심성으로 립서비스를 한다.
얄밉다.
다이어트는 정말 수도 없이 해봤지만 단기간에 짠 하고 끝내면 안되는 일인 걸 경험을 통해 알게된 것만이 얻은 점이다.
다이어트 할 때만 잠깐 살이 빠지고 그 후에는 늘 다시 쪘다. 심지어 더 쪘다.
결국 잠깐의 다이어트가 아니고 나의 삶의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하는 문제다.
독하게 마음을 먹어야 하겠으나 시작하기도 전부터 독한 마음이 자꾸 사라진다.
사실 독한 마음은 애초에 없었다.
어쩌면 내게 필요한 것은 독하게 마음 먹지 않아도 실천할 수 있는 습관의 변화와 거짓 배고픔을 잊을 수 있도록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새로운 관심거리인 것 같다.
늘 생각하는 것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
노력하지 않아도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는데.
우선 저기 눈 앞에 보이는 간식거리들을 좀 치워야겠다.
먹어치우는 것도 치우는거겠지.
그렇지만 1월1일 부터니까.
오늘은 아직 남아있는 크리스마스 케익 좀 먹고 가실께요.
오늘은 D-6
D-Day는 어쨌든 다가오고 있다.
*이미지 출처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