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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Dec 26. 2023

끝나지 않은 고민

대안학교 지원 후기 4

면접과 시험을 망한 듯한 느낌에 그 이후로 계속 기분이 좋지 않았다.

준비를 하지 말라고 진짜 안 하다니.


그런데 또 마음 한 구석에는 왠지 될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이번 중1 학년은 운이 좋게도 한 반을 증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웬만하면 다 합격이지 않을까. 면접과 시험을 완전 망치지만 않았다면.


다시금 마음도 이랬다 저랬다 오락가락했다.

공립학교를 가면 집에서도 훨씬 가깝고 나중에 치를 대학입시까지도 무난하게 연결이 될 테니 검정고시고 뭐고 별다른 절차를 신경 쓸 것도 없어 좋을 것 같다.

굳이 다른 이들과 다른 길을 갈 건 또 뭐람.


그래도 대안학교 시스템이 좀 더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는 맞을 것 같은데.

책도 많이 읽고 발표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수업시간에 다른 생각은 하기 힘들 것 같아서 좋을 것 같다.

마음이 하루에도 몇 번씩 왔다 갔다 한다.


드디어 합격자 발표일.

오전부터 외부 일정이 있어서 핸드폰으로 확인해야지 생각을 했다.

그런데 막상 나가니 발표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점심 나절이 되어서야 확인을 해야 한다는 것이 떠올랐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학교 홈페이지에 접속을 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확인을 해보니..

.

.

.

합격.

합격이다.


함께 시험을 봤던 같은 교회 친구도 합격을 했다.

역시나 한 반을 증설한 것이 합격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인 것 같다.

다른 학년에는 대기자 이름이 줄줄이 적혀있는데 제일 응시자가 많았던 아이 학년은 대기자가 없이 모두 합격자이다.


기쁜 마음으로 가족들에게 합격사실을 알렸다.

아이는 의외로 덤덤한 반응이다.


"정말 다행히도 올해는 한 반을 더 뽑았대. 그래서 합격한 것 같아. 정말 잘됐지?"

"난 엄청 조금 뽑았어도 합격했을 것 같은데? 난 좀 운이 좋잖아."


이 자신감 어디서 나오는 거니.

그래, 앞으로 새 학교에 가서도 그렇게 자신 있게 학교 생활을 하기를.




공교육을 벗어나는 것에 대한 고민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마음 한쪽 구석에 고민을 안고 있다.

그래도 새로운 시도를 해본다면 지금 이 시기가 가장 적절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니다 중간에 안 맞아서 나오게 될지, 아니면 너무 잘 맞아서 6년을 다니게 될지.

원래 계획대로 3년 간만 다니게 될지.

앞날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너의 선택이 그리고 우리의 선택이 너의 미래에 도움이 되는 선택이 되길.

몇 년 뒤 웃으며 이때를 돌아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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