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도 이런 일이
미라클 모닝.
이름 한 번 멋지구나.
언제부터 관심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자면 아침형 인간을 외쳤던 어떤 일본작가의 책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책을 덮고 잠시 반짝 눈을 빛냈지만 평생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해왔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아침형이 될 리가 없다.
그러다 또 세월이 지난 어느 날 미라클 모닝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아침에 일어나기가 얼마나 힘들면 이름도 미라클인가.
물론 그 뜻이 아닌 것은 알지만 나에게는 이렇게 느껴졌다.
관련된 책도 좀 보고, 새벽 네시반에 일어난다는 어느 변호사님 유튜브도 보고, 어느 커뮤니티에 올라온 아침마다 같이 멤버들의 공부하는 모습이 올라온 것도 보면서 스멀스멀 나도 해볼까 하는 마음이 살짝 올라왔다. 사실 이때의 마음은 아이들을 재우면서 같이 일찍 잠드는 바람에 남들이 즐긴다는 육퇴를 즐기지 못하는 나의 마지막 발악 같은 거였다.
처음엔 일어나서 운동을 좀 했고 그러다가 책도 읽고 정리정돈도 좀 하고 그랬는데 역시나 작심삼일을 넘기기가 힘들다.
틈만 나면 나는 저녁형 인간 아니면 그냥 아침 늦잠형 인간으로 돌아갔다.
왜 이렇게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든가.
아마 정해놓은 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뭘 해도 오래 못하는 나라는 인간이 거기에 일찍 일어나기까지 하려니 안 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
새벽시간을 즐기는 미라클을 맞이하려면.
뭘 해야 하나.
아침이니 어디 가는 건 싫고, 재미가 좀 있어야겠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운동도 싫고, 청소도 싫고, 공부는 더 싫다. 도대체 좋아하는 게 뭐니.
그러다 어느 맘카페에 올라온 새벽 영어책 읽기 줌모임을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영어책을 읽으니 재미도 있고 공부도 되고 또 일찍 일어나기도 하니 일석 삼조.
그래 이거다. 해보는 거다.
처음 모임은 세 달 만에 중단되었다.
모든 멤버가 아침에 일어나지 못해서.
역시 아침기상은 미라클이다.
모임이 없어졌으니 어떻게 할까.
없으면 내가 만들어야지.
새롭게 모임을 만들었다.
매일 아침 6시.
네이버 웨일 화상미팅. (물론 화면은 켜지 않는다, 우리의 눈은 소중하니까요.)
철저히 평일에만 모여서 책을 읽는다.
한 페이지씩 돌아가며 소리 내어 책을 읽는다.
와, 생각보다 재미있다. 한 권이 끝날 때마다 뿌듯한 성취감도 있다.
요즘도 가끔 일어나지 못하는 날도 있다.
하지만 3개월짜리 인생만 사는 나에게도 어느덧 1년 동안 하는 활동이 생겼다.
그 비결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나의 결론은 이것이다.
새로운 책을 여는 그 느낌이 좋아서.
새책의 첫 장을 여는 그 짜릿함이 좋아서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내 맘대로 생각해 본다.
같이 한번 해보실래요? 기적 같은 이른 아침의 취미활동.
* 이미지 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