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의 시간은 빠르게 흐른다.

by 트윈플레임

분명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땅을 고르고 모종을 심은 것이 불과 며칠 전 같이 느껴지는데.

벌써 7월이다.


작년과는 다르게 처치 곤란이었던 상추는 좀 적게 심었고, 이것저것 다양하게 심는 것은 하지 않고 주로 땅속으로 자라는 작물을 심기로 했다. 아무래도 손이 좀 덜 가긴 한다.

그래서 밭의 2/3는 감자를 심었고 그 외에 땅콩, 고구마를 심었다. 그리고 난 뒤 남는 공간에 상추, 토마토, 당근, 시금치 등등을 심었다.

작물 숫자를 줄이니 일단 관리하기가 편해서 좋다.


봄에서 여름이 넘어갈 때 시금치는 다 뽑아서 먹었고 그 자리에는 고추를 심어주었다.

봄비, 여름비를 맞고 작물들은 쑥쑥 자랐고, 우리 밭뿐만 아니라 다른 밭들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역시나 텃밭은 주인을 닮아 제각각의 모습을 나타냈고, 우리 양 옆으로는 다들 부지런히 밭일을 하시는 분들 이어서 다들 수확이 제법 잘 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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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들은 나날이 무럭무럭 자랐고 7월 초 우리는 드디어! 감자를 수확했다.

사실 너무 많아서 2주에 걸쳐서 수확을 했는데 감자 농사는 처음이라 알이 굵은 것과 아주 작은 것들이 섞여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꽤 많은 양이 나와서 삶아 먹고 졸여먹고 전도 부쳐 먹으면서 다양하게 먹어 치우는 중이다.


그 사이에 옆집 작물들은 어떻게 컸는지 살짝 둘러보았다.

방울토마토는 빨갛게 익었고 오이도 싱싱하게 열렸다.

그리고 조롱조롱 매달린 수박은 참으로 앙증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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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텃밭을 일구면서 가장 많이 타박을 들었던 것은 사실 해바라기였다.

먹지도 못하는데 왜 심었냐.

키는 또 왜 이렇게 커서 다른 애들 해도 못 받게 하냐.

많은 핀잔을 들었는데 올해 다른 텃밭을 보니 해바라기를 키우는 집이 꽤 여러 집이 있었다!

나 같은 사람들이 많구나.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또 사진을 한 장 찍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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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너를 반기지 않을지라도 나는 너희들을 반긴단다. 누가 뭐라 해도 활짝 활짝 피어라.'

해바라기가 내 말을 알아듣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반가운 마음에 말을 몇 마디 걸어보았다.


텃밭은 작년이나 올해나 비슷한데 왜 이리 올해 텃밭의 시간은 빨리 가는 것 같은지.

가는 시간을 붙잡고 이렇게 즐길 수 있을 때 즐겨 봐야지.


이상 밭은 갈지 않고 사진만 찍는 입만 동동 농사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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