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가격이 얼마예요?
무럭무럭 자란다.
무엇이? 나의 몸이.
그럼 나는 성장기 청소년인가?
아니다. 이미 성장과는 꽤 오래 담을 쌓은 40대 아주미이다.
그렇다.
나의 몸은 옆으로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덧 턱도 두 겹, 뱃살은 그 이름도 유명한 삼겹이 되어서 이제는 몸이 무겁다 못해 굴러다닐 지경이다.
작년에 돈까지 걸며 야심 차게 시작했던 다이어트는 아주 확실히 망해버렸고, 이렇게 내 인생은 두툼한 지방들과 함께 평생 동고동락을 할 것으로 예측이 되었다.
"다시 시작할 때 되지 않았어요?"
"아, 제가요? 뭐 하나 끝장을 보지 못하는 제가... 다시 시작해도 될까요?"
또다시 귀가 팔랑팔랑 솔깃 솔깃 움직인다.
'그렇지. 지금 이렇게 포기하기엔 아직 살 날이 많이 남았지.'
요즘 인터넷을 보거나 책을 볼 때도 왜 자꾸 근육 많은 할머니만 보이는 건지.
이제는 다이어트가 아닌 노년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뭔가 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불쑥불쑥 솟아났다.
그렇게 회사 근처 헬스장에 들렀고, 여차저차 등록을 하고 운동 시작 날짜를 잡았다.
"아무래도 당하신 것 같습니다."
며칠 뒤 다른 회사 동료가 전해준 이 비보.
우리는 6개월을 등록했는데 인터넷에 적혀있는 추석 이벤트는 거기서 만원만 더 내면 1년을 등록할 수 있는 기간이란다.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아닐 거야. 분명 내가 모르는 다른 제약조건이 있을 거야.
"다른 조건 없이 그냥 바로 등록하면 그 가격 해준대요. 아무래도 당한 게 틀림없으니 빨리 다시 가서 이야기해 보세요."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림이 없고 나는 그 이름도 유명한 호갱님이 되신 것이다.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 하나.
아쉬운 이야기 잘 못하는데.
그래도 나는 혼자가 아닌 둘. 동료직원과 함께 헬스장을 방문했고 요모조모 이러저러 말을 해보니 일단 몇 가지 조건이 붙어 있는 것은 사실이어서 엄밀히 말하면 1년이 아닌 10개월 가격이 행사 가격이고 우리는 장기등록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아서 그 행사가격은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아니 그래도 그 얘길 하셨어야죠. 이야기를 안 했으니 우린 알 수가 없었죠. 어떻게 하실 거예욧?"
마음 같아서는 당장 무르고 나오고 싶었지만 행사가격으로 다시 결제를 하게 해 주고 이런저런 서비스를 좀 더 챙겨주겠다고 하니 불만 가득했던 마음이 사르르 사라졌다.
운동을 열심히 안 해서 헬스클럽의 세계가 이런 지는 잘 알지 못했고, 하마터면 정말 눈 뜨고 코 베이는 짓을 할 뻔했다.
자, 그럼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등록을 했으니 앞으로 운동은 열심히 하겠지?
.
.
.
"고객님, 열심히 가격 깎아서 한 달에 3만 원으로 등록을 하셔도 안 나오면 한 달에 13만 원 되는 거 아시죠?"
나는 정말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