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트윈플레임 Oct 31. 2024

나의 뒷모습 그리고 너의 뒷모습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며 자란다고 말했던가.

아이를 키우면서 늘 스스로에게 되새기는 말이 있다.

'내가 못하는 것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도 못하면서 일찍 일어나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못 먹는 음식을 건강에 좋다며 억지로 먹일 수 있을까.

내가 싫어하던 과목을 좋아하라며, 잘하라며 다그칠 수 있을까.


하지만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조금이라도 따라오길 바라며.

내가 잘은 못 먹지만 건강에 좋은 음식은 조금이라도 먹어주길 바라면서 슬쩍 권해보기도 하고.

싫어했고 잘하지 못했던 과목이 사실은 살면서 꼭 필요하더라는 이야기를 무심히 들려주곤 한다.


밝게 웃으려고 노력하고

경솔한 말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사려 깊은 행동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건 네가 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너의 앞에서 먼저 앞서나가지는 않을 테다.

네가 나의 뒷모습을 바라보듯 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너의 최초의 응원자이자 영원한 팬으로 남겠다.



그러니 제발.

초저녁잠을 자다 일어난 까치머리로 내 앞에 앉아서 오밤중에 숙제를 하지는 말아 줄래?


매거진의 이전글 저렇게 자다가는 곰이 될지도 몰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