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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윈플레임 Nov 12. 2024

우리 수학학원 한 번 가볼까?

스스로 공부를 해보겠다는 달콤한 핑계

두 번의 중간고사와 한 번의 기말고사.

세 번의 시험을 치르는 동안 느꼈다.

이 놈은 내가 낳은 아들이 맞구나.

피하고 싶었던 운명의 장난.

수포자는 수포자를 낳은 것이다.


그런데 사실 난 중학교 때는 수학을 잘했는데?

얘처럼 이렇게 못하진 않았단 말이다.


그렇다면 아들은 나를 넘어섰구나.

이것이 청출어람인가.


"아들아, 도무지 안 되겠다. 학원을 가보자."

"학교에서 학원 다니지 말라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고 말하고 다녀보자. 이렇게 엉망진창이면 고등학교는 어떻게 갈래?!"

"그래도 혼자 해볼게."

"지금이라도 학원을 가야 한다니까. 아예 갈 데도 없어지기 전에."

"그럼 안 가고 좋네. 히히"


저걸 죽일까, 살릴까.

오늘도 혼자서 수학문제집을 풀다가 노래를 불렀다가 빼빼로데이에 사준 빼빼로를 먹다가 침대 위에서 한번 구르고 할머니집 재활용 쓰레기 버려야 한다고 나가버렸다.


학원... 가야겠지?

선행까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예습, 복습만 좀 하면 좋겠는데 내가 그렇게 기대가 높은 건가.


아들아, 엄마 친구 아들은 매일 수학학원 가서 하루에 3시간씩 문제를 푼다고 하더라.

그 시간에 잠만 자는 너를 보면 엄마가 속이 까맣게 탄다.

어떻게 좀... 안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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