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대안학교가 워낙 흔해서 엄청 특이하다는 반응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가 대안학교에 다닌다고 말하면 늘 똑같은 질문을 받는다.
도대체 왜 갔냐고.
그리고 거기가 어디냐고. (그렇게 물어본다. 어디냐고. 굳이.)
또 많이 묻는 건 다녀보니 좋으냐고.
사실 다른 학교를 알아보지도 않았고 다녀보지도 않았으니 비교를 해서 뭐가 좋다 나쁘다는 말을 해줄 수는 없다. 뭘 알아야 해 주지.
그래도 굳이 질문에 답을 하자면 일단 아이의 표정은 밝다.
근데 이 아이는 어딜 가도 밝았을 아이라 그게 학교 때문인지는 잘은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너는 지금 다니는 학교가 좋아? 가길 잘한 거 같아?"
"너무 좋지!"
"왜 좋아?"
"편하니까!"
"편하다고? 공부 안 시켜서 편한 거 아냐?"
"아니야~~! 공부 많이 해, 내가 안 해서 그런 거지. 그냥 학생 수가 적고 학교가 작아서 좋아."
말이 길어지면 왜 너만 공부 안 하냐 잔소리가 나올 것 같아 여기서 멈춘다.
원래 처음 대안학교로 보내기로 마음먹었을 때도 학업보다는 사춘기 아이의 정서발달과 가치관 형성에 초점을 맞추어 결정했던 터라 일단 아이가 마음이 편하고 학교 가는 것이 즐겁다면 그걸로 되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너무 좋고 친구들도 다 좋다고 하니 사춘기 아이의 엄마로서는 그것 이상은 바라는 것이 크게 없다.
큰... 건 없고 작은... 건?
책을 좀 더 읽었으면.
스스로 집에서 예습, 복습 좀 해줬으면.
제발 좀 일찍 잤으면.
아, 근데 이건 대안학교랑은 상관이 없구나.
이런저런 복잡하고도 불편한 마음이 일어나기 전에 아들을 한번 꼭 안아본다.
매일매일 안아주기는 하는데 오늘은 문득 아이가 좀 더 큰 것 같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이 번뜩 났다.
"아들아, 너네 교장선생님은 근데 애들을 그렇게 매일 안아주셔?"
"그렇지."
"안아주면 좋아?"
"응. 안 좋을 게 있나?"
다른 집 사춘기 아들은 엄마랑 잘 안지도 않는다던데 이렇게 덥석덥석 안기는 게 학교에서도 맨날 안아줘서 그런 건가. 그래도 이 녀석 사랑받고 있구나. 집에서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동안 받은 사랑으로 험한 세상을 잘 헤쳐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나보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는 녀석과 오늘 밤도 부비부비 유난을 떨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