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의 고비

뭐 재미있는 일 좀 없어요?

by 트윈플레임

보통 직장인의 고비가 1, 3, 5년차에 온다고 하는데 거의 그때마다 이직을 했던 듯하다.

첫 직장만 예외로 7년 8개월을 다녔는데 그건 그보다 더 전에 6개월도 안되어 이미 회사를 그만둔 전력이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들썩이는 엉덩이를 붙잡아 앉혀놓아야 했던 특별한 사유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그 후 이직 때마다 이 7년 8개월의 경력이 그나마 나를 때마다 옮기는 철새로 보이지 않게 연막을 쳐주었으니 꾹 참은 보람은 있다.




현재의 직장은 다섯 번째 회사이다. (맨 처음 6개월짜리 빼고)

나름 고르고 골라 입사를 했고 모든 부분이 이상적인 유토피아에 가깝다.

물론 대전제는 유토피아는 없다이지만.


올해는 이 직장에서의 5년차이고 첫 직장을 빼고는 이렇게 오래 다녀본 경험이 없다.

회사는 좋은 회사이고 아무 문제가 없는데, 사실 문제는 나 자신이다.


이제 좀 사람들도 잘 알고, 일도 알만큼 알고 적당히 편해지는 단계인데 이 편함이 왜인지 느슨함으로 느껴진다. 좀 느슨해져도 되는데 왜 나는 다시금 새로운 삶을 꿈꾸게 되는 건지.


분명히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 가면 나의 결정에 대해 뼈아픈 후회를 할 것이 자명한데도 어디엔가 더 좋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 있지 않을까 하는 공상에 가까운 환상에 빠지게 된다.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말해본다. 유토피아는 없다고.


얼마 전 근속 20주년 직원에게 축하카드를 써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거기에 나는 이렇게 축하를 해주었다.

" 20년 동안 한 직장을 다닐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정말로 한 회사를 오래 다니는 것은 행운이 따라야 가능한 일이다. 생각보다 자의던 타의던 여러 가지 이유로 장기 근속하기가 힘든 사람이 많다.




요즘 나의 최대의 화두는 '성실함', '끈기'이다.

도무지 나의 지난 삶에서 찾아보기 힘든 덕목이다.


지속성은 재미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요즘 이것저것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있다.

열심히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있다.

그런데도 오늘 아침 문득 뭔가 부족한 느낌에 잠에서 깼다.


뭔가 재미있는 일을 찾고 있다.

재미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

일상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알지만 그럼에도 자꾸 새로운 것을 찾는 나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듯 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찾을 때까지 헤멜텐데.


다행히 음주, 도박, 게임에는 취미가 없다.

불행히 운동, 재테크, 요리에도 취미가 없다.


뭔가 사고를 치기 전에 안전한 재미를 찾아야겠다.

뭐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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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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