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텃밭 농사꾼

도시텃밭 이제 시작합니다!

by 트윈플레임

집에 화분이 생기면 그 아이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아이가 식물 키우기 키트를 가져오면 싹을 틔우자마자 죽어버리곤 했다.


그랬던 내가 갑자기 왜 텃밭에 관심이 생겼을까?


코로나 기간 내내 집에 있던 기간이 답답해서 산으로 들로 다니다 보니 새삼 풀 한 포기 들꽃 한송이가 예뻐 보였다고 하면 이유가 될까.


하여간 생각이 들자마자 빛의 속도로 실행에 옮기는 나는 마침 구청에서 올린 도시텃밭 공고를 보고 바로 신청을 했다.

타이밍이 참 기가 막히다.


신청하고 나서 인터넷을 좀 뒤져보니 생각보다 당첨이 어렵다고 한다.

그래, 일단 텃밭이 뭔지도 모르니 되면 하고 안되면 말지 뭐.

그런데 또 운은 참 좋다.

당첨이라고 연락이 왔길래 잽싸게 이용료를 지불했다.

이제 생겼다. 드디어 나만의 텃밭이.


한 달 동안 고민을 했다.

뭘 좀 키워볼까.

상추, 파는 기본이겠지. 당근은 색깔이 예쁘니까 키워봐야지.

고추는 조롱조롱 열리는 게 귀여우니까 키워봐야지.

꽃도 심어볼까.


이렇게 고민하다 보니 한 달이 갔고 텃밭에 가는 길에 채소 모종을 사러 화원에 들렀다.

나의 의욕과는 다르게 아직은 심을 수 있는 것들의 종류가 많지 않다고 하신다.

고를 수 있는 옵션이 몇 개 없어서 아쉬웠지만 지금 바로 심을 수 있는 쌈채소 모종을 몇 개 사서 발걸음도 가볍게 텃밭으로 갔다.


태어나서 처음 호미를 잡아봤다.

땅을 파고 모종을 심고 물을 줬다.

이 아이들이 잘 자라날까.

엄청 궁금하고 신기하고 예쁘다.


생각 같아선 매일 가서 물을 주고 싶지만 그건 현실적으로는 힘들 것 같고 화요일에 비가 온다고 하니 비 오는 양에 따라 중간에 갈지 말지 생각해 봐야겠다.

이렇게 벌써 날씨에 민감해지다니!


이제 인터넷 쇼핑도 각종 모종이나 씨앗을 보고 있고 유튜브도 어떻게 텃밭을 가꾸는지에 관한 것만 보고 있다.


4월부터 11월까지만 하는 텃밭이지만 잡초만 무성한 황무지가 아닌 수확을 할 수 있는 텃밭으로 가꾸어 보고 싶다. 가능하겠지?


잘 자라라.

무럭무럭 자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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