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할머니가 내내 잠을 잤다고 한다. 어제 밤, 열이 나서 아이스팩을 대고 있었다고 했다. 열이 내리고 다행이다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 기력없이 잠만 잔 할머니.
엄마를 쉬게 해야 하니까 일요일 저녁 할머니 간병 교대를 했다. 보호자 침대에 앉아 있는데 나를 본 할머니 눈이 잠깐 반짝이더니 금방 눈이 감긴다. 종일 자는데도 또 졸린 걸 보면 약이 잘 들어가는구나 싶다가도. 평생 잘 준비를 벌써부터 하는건가 조금 밉다.
앞 할머니가 임종실에 가 있는 동안. 할머니 옆 자리에 다른 할머니가 들어왔다. 이 분의 주 보호자는 할아버지. 아마 배우자인 것 같다. 두 분이 들어온 첫 날부터 밤에 코를 너무 골아 엄마가 잠을 못 잤다고 했는데, 내가 교대해 준 9시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코를 골고 있다. 내가 못 자는 건 그렇다쳐도 할머니도 잠 못 드는 것 같다.
할머니는 콩팥에 직접 관을 꽂아서 소변을 빼내고 있는데 어제는 피가 섰여 나왔고 오늘은 소변이 맑게 나온다. 임종 직전엔 소변도 안 나온다고 하던대; 소변 주머니를 확인해 양을 체크할 수 있으니 좋은건가.. 소변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아직 안 나왔다고 한다.
침대 옆 수납장에 가족 사진 한 개를 가져다뒀는데, 다른 짐이 너무 많아 가려진다. 기저귀, 비닐장갑, 비닐봉지, 물티슈, 할머니 물컵, 물통, 잡다한 물건들.. 이 장면도 언젠가 잊혀지겠지.
오늘 밤 나는 편히 못 자겠지만, 할머니가 편히 잠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