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큰 애기

기저귀 잡아 빼면 안돼!

by 열음

병원에서의 간병은 처음이다. 집에서 있던 할머니를 병원에서 다시 만나니 새로웠다. 집에서는 걸어다니고 식탁에 앉아서 이야기 했었는데 지금은 누워서 말하는 것도 겨우한다. 휠체어 타고 밖에 나가볼까해도 싫단다. 아마 콩팥에 꽂은 관이랑 수액이랑 진통제 때문에 불편해서 그럴거다.


화장실 갈 기력이 있을 때도 있지만 대부분 누워 있고 싶어한다. 가끔 화장실에 가려고 할 때면 간병인들이 못 가게 한다. 할머니가 걷지 못 할 거라고 생각해서 그렇다. 그래서 할머니랑 기저귀는 둘도 없는 짝꿍이 되었다. 겉기저귀 안에 속기저귀를 차고 병원복 상의의 팔 부분에 다리를 껴고 덮고 있다.


기저귀.. 정신이 온전한데 기저귀를 차는 건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옆 병상에 들어 온 할머니도 어떻게든 화장실을 가려고 하신다. 우리 할머니도 마찬가지고. 할머니의 대변은 대부분 장루로 배출되어 기저귀에는 소변만 묻어난다. 그렇지만 그것도 싫겠지. 자기도 모르게 엉덩이가 축축해지는 기분이 누가 좋을까.


할머니는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기저귀가 조금 젖으면 바로 갈아달라고 한다. 갈아달라고 하기엔 미안하니까 본인이 스스로 기저귀를 벗거나 속기저귀를 빼기도 한다. 그러다 또 모르게 소변이 나오면 낭패다. 이불이 젖거나 옷이 젖으면 더 할 일이 많아지니까.


그래서 할머니가 이불 속에서 꼼지락대면 살펴봐야 한다. 간병인들이 수시로 와서 확인하지만 할머니가 거부할 때가 있어서 가끔 이불을 들춰본다. 혼자 기저귀를 벗었거나 갑자기 손에 기저귀를 들고 있다면 빨리 갈아줘야 한다.


우리 할머니는 큰 애기가 되었다. 기저귀도 갈아줘야 하고, 물도 먹여줘야 한다. 커튼을 걷어 창 밖을 보여주면 좋아하고 누워서 tv를 보며 웃기도 한다. 할머니가 본인이 큰 애기라며 소리 내어 웃는데,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

“할머니, 다들 나이가 들면 애기가 된다잖아. 할머니도 애기가 되는 거고, 나중에 엄마도 그럴 거야.”

손을 쓰다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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