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는 호스피스 병동 환자입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기로 했다. 간단하게 빵을 먹고, 할머니를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시키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엄마가 전부터 잠을 못 자서 새벽에는 내가 할머니를 살폈다. 아마,, 밤에 1~2시간 정도 잤으려나 몸이 마음대로 따라 주지 않았지만,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 정신 차리고 일어났다.
새벽 4시에 진통제를 먹였더니 할머니는 꽤 편안해 보였다. 참 다행이었다. 오래 차를 타는 일이 쉽지 않아 걱정했지만, 할머니는 잘 버텨줬다. A 대학병원에서 의사소견서를 받으러 8시부터 가서 기다렸다. 미리 사정사정한 우리를 봐서 가장 앞에 넣어주겠다고 했다. 휠체어를 태운 할머니를 계속 들여다보며 의사 진료를 기다렸다.
목이 메고 슬픈 엄마가 조곤조곤 의사한테 설명했지만, 의사 소견서는 본인이 쓰는 게 아니라 옆에 다른 의사가 써 준다고 했다. 그 의사가 설명을 안 들은 탓에 우리는 소견서를 받기 위해 다시 2층 비뇨기과에 올라가야했다. 한 번에 되는 게 하나도 없다.
대전 보훈병원 응급실에 10:30쯤 들어갔다. 할머니의 상태를 보기 위해 피 검사를 하고 CT도 찍고 할머니에게 필요한 처치가 무엇인지 딱딱 처리하는 병원을 보며, 이제는 정말 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아쉬운 건, 이제 다 같이 할머니를 보며 떠들고 웃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이었다. 호스피스 병동은 어느 곳보다도 조용하고 고요하다. 상주 보호자 1인 외 하루 1인만 면회가 된다. 할머니의 주 보호자인 엄마가 들어가면, 나머지는 하루에 1번 볼까 말까이다.
오후 12:30쯤 할머니는 호스피스 병동 2201호에 들어갔다. 이제 아마 남은 삶은 그 곳에서 보내게 되겠지. 정말 다행인 건, 대전 보훈병원 호스피스가 잘 되어 있다고 소문난 것 처럼 간병인분들이 할머니를 잘 돌봐주신다는 것이다. 할머니가 원하지 않았던 수혈 등 연명치료는 하지 않고 최소한의 수액과 진통제로 할머니의 통증을 조절한다.
할머니는 편안해졌는지, 벌써부터 가족이 보고싶다고 했단다. 정말 못말린다. 그렇게 아프고 힘든 와중에도 가족이 보고 싶어서 병원에 가는 게 싫다는 할머니.
오늘부터 할머니는 호스피스 병동 환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