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야 할 길

by 열음


길이 물었어요. "어디로 가면 될까?"



내가 물었어요." 네가 길이잖아."



길이 대답해요.

"나는 어디로든 향해 있어.

네가 원하는 곳으로 가면 그곳이 내가 되는 거야."



나는 두려워졌어요.

"난 어디로든 가고 싶은데 내가 내딛는 순간 다른 곳으로 못 갈까 봐 두려워.

그래서 아무것도 선택하고 싶지 않아."



길이 말했어요.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아.

네가 선택한 길이 정답이 아닐진 몰라도

일단 내디뎌 보고, 아니다 싶으면 빨리 방향을 틀면 돼."



내가 물었어요.

"방향을 틀라고? 그건 실패하란 소리잖아."



길이 대답해요.

"대신, 먼저 간만큼 더 멀리 갈 수 있거든"



내가 투덜거렸어요,

"길이 구불거리잖아. 이상해."



길이 대답해요.

"한 번에 쭉 난 길보다, 구불거리는 길이

더 아름다운 풍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단다."




그림작가_@eepool

keyword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