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뭐 어때요.
하나하나 코를 꿰어 만든
나만의 목도리가 있었어요.
그 수많던 코 중 유독 내 눈에 들어온
삐져나온 실들.
어떻게 하면 그 실들을 다시 예쁘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털실 바늘로 쿡쿡 눌러봤어요.
티 나지 마라
티 나지 마라
잠깐 들어가는 듯싶더니 다시 쑥 위로 올라오네요.
목도리를 다시 푸르고 삐져나온 부분부터
바느질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아요.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 보니 저기도 또 문제네요.
이번에는 실이 꽤 길게 고리처럼 나와있어요.
보다 보니 이번 목도리는 망한 것 같아요.
슬그머니 실을 풀어봤는데,
이미 한번 묶여있던 실은
풀어도 자국이 남아 새것같이 고르지가 않아요.
힘을 줘서 목도리를 짰던 부분,
느슨하게 짰던 부분
돌아보니 다 티가 나네요.
고르지 않는 내 목도리.
그래도요. 저는 만족해요.
제가 만들었으니까요.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내 목도리.
그렇게 나를 봐주기 시작하니까
어느 순간 삐져나온 것들이
내 목도리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지금 보니까 못생겼다고 생각했던 삐져나온 실들이
그런대로 멋스럽네요.
비록 목에 맬 때마다 손에 걸리적거리긴 해도
그러면 뭐 어때요.
자꾸 손에 걸려
구멍이 더 커지는 것 같아도
그게 자꾸 웃음이 나요.
나를 웃게 해요.
그게 내 목도리인 걸 어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