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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순복 Nov 23. 2021

다시 쓰는 마음 12

교육원

오늘, 대망의 작가 교육원 첫 수업이 있었다.

아침부터 굉장히 떨리는 마음으로 수업에 임했는 데, 아니니 다를까 자기소개가 있어서 더 떨리는 마음으로 임하게 되었다.......


20년 만에, 아무리 대면 수업이 아니고 줌 수업이라고 하여도, 타인의 앞에서 나를 소개하는 건 너무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이름 순서대로 호명이 되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나는 두근거리고 떨리는 마음으로, 마스크에 가려져서 바짝 마른 입술을 살살 핥으며, 있지도 않은 마른침을 삼키면서 그렇게 내 소개를 했다.



실은 어떻게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목소리가 무지하게 떨렸다는 것 빼고는.



교육원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 나는 내가 반에서 나이가 제일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 데, 엄마와 비슷한 연령대도 계시고, 완전히 어린 분들도 계셔서, 나이가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꼈다.


꿈에는 나이가 없다.

살아가는 데도 사회가 규정해 둔 나이 지표가 있을 뿐이지, 실은 나이는 그다지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10대에 꽃 피우지 못한 것이 50에 피울 수도 있고, 꽃이라고 이름 붙여져 있으나 평생을 꽃잎이 나지 않고 가지에 이차리만 무성한 꽃도 있다.


우리는 너무 나이에 얽매여서, 우리의 삶과 인생을 바운더리 안에 가두고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막, 시작한 교육원 생활, 내 목표는 하나.

단막극 한편은 반드시 완성한다라는 것.


그보다 먼저,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스스로의 삶을 규정하지 않으며, 어떤 선안에 가두지 않고, 나의 삶을 천천히 걸어가며 살아내는 것.


그게 나의 39를 맞이하는 목표가 되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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