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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열음 Jul 02. 2022

재미있는 농담을 주고 싶어


     농담의 무게를   있다면  농담은 무거운 쪽에 속할 것이다. 알맹이는 다른 사람의 것과 비슷하다. 문제는 농담을 감싼 포장지의 무게였다. 농담을 건넬   목소리와 표정, 분위기가 가볍고 싶은 농담에 무게를 더했다. 내가 농담을 건네면 열에 여덟은 나를 긴가민가한 얼굴로 돌아봤다. 그러면 나는 실패한 개그에 부연 설명을 더하듯 농담이라고 말하면서 웃었다. 상대는 그제야 웃었다. 안심한  웃으며 재미있다고 말하면서도  이런 말을 덧붙였다.


아, 열음이 너는 너무 진지해서 농담 같지가 않아.


그냥 진지하다는 것도 아니고 “너무” 진지하다는 말에 비로소 진지해져서 거울을 들여다봤다. 거울 속에는 웃음기라고는 한톨도 찾아볼 수 없는 눈, 코, 입이 동그란 얼굴에 야무지게 붙어있었다. 혹시 농담을 건넬 때도 이런 얼굴을 했을까. 나는 내 나름대로 웃으면서 가벼운 목소리로 농담을 했다. 하지만 나는 내가 농담을 건넬 때의 얼굴을 볼 수 없다. 내 나름 차이를 줬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겉에서 봤을 때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면 - 웃어야하는지 아닌지 가늠하던 그 얼굴이 이해가 됐다. 그와 동시에 난감했다.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왜? 이유를 생각해보면 -  나는 사람을 사귀는 게 어려워서 스몰토크에 능하고 재미있는 사람이 부러웠다. 또 불편하지 않고 재미있는 농담을 건네는 사람은 유쾌하고 멋있다. 그리고 또 솔직하고 재미있는 글은 마음을 끌어 당겼는데 그 매력이 참 탐이 났다. - 모든 이유를 종합해보면 나는 재미있는 사람이 부러웠던 것 같다. 그들이 가진 유머가, 그 유머가 가진 힘이 말이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불편하지 않고 재미있는 농담을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은 솔직하고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도 되고 싶다. 사실 표정이나 분위기는 아무래도 좋았다. 실패한 개그에 부연 설명을 더하듯 농담이라는 말을 덧붙이더라도 상대에게 유쾌한 웃음을 전해줄 수 있다면 그쯤이야.

중요한 건 유머였다. 모두가 산뜻하게 웃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나는 무얼 덜어내고 무얼 더 넣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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