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on Dallas - Why Haven't I Met You.
Cameron Dallas - Why Haven't I Met You
들으며 읽으면 더-욱 좋습니다.
1.
나는 체코에, 프라하에 처음 여행 왔을 때의 기억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주 길을 헤맸기 때문(길을 헤집고 다녔다는 표현이 더 맞겠다) 그때 어렸던 나는 심카드를 사지 않겠다는 고집을 부려서 검색보다는 이곳저곳 가보며 감으로 길을 익혔었다. 그렇게 헤매다 보면 나도 모르게 구시가지에 도착했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서 어렸던 나를 회상하며 잠시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심카드는 있지만, 인터넷이 끊긴 탓에, 미리 검색을 하고 가야 했다.
그러나 프라하에서 꽤 오래 있던 덕분인지 길이 익숙해졌다.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구시가지 광장, 왼쪽으로 가면 까를교.(나는 실은 길치 아닌 길치이다)
핸드폰에 저장해놓은 노래들이 이어폰을 통해 들린다.
음악 때문인지, 거리들이 한껏 활기차 보이고, 덩달아 내 기분도 좋아졌다.
한 걸음 디딜 때마다 느껴지는 에너지는 참 오랜만이다.
따사로운 햇빛과 약간은 찬 공기를 느낀다.
한층 가을과 가까워졌구나.
2 -
프라하는 작기 때문에 어디든지 보도로 이동이 가능하다.
오늘은 핸드폰 없이 하루를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카메라를 챙겨 나왔다.
매일 걷는 익숙한 길인데도 오늘은 조금은 달라 보인다.
그래서 매일 걷는 곳이지만 다른 길로 걸어봤다.
매번 보이는 밀크티 집이 아닌, 편집샵이 있는 골목을 지나가기도 하고
화약탑을 지나는 것이 아닌, 건물 사이로 가로질러 대학교가 보이기도 했다.
사람들이 테라스에 앉아 커피와 맥주를 마시는 장면이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며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의 여유가 한껏 느껴졌다.
걷다 보니 보이는 까를교.
나의 오늘 목표는 이 강을 따라서 노을을 보는 것.
3-
노을을 보러 온 곳, 이곳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어떤 이는 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어떤 이는 한국에서 만났던, 그런 친구들을 만났다.
모두가 사랑하는 이들이다. 우리는 블타바 강을 따라 걸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다.
그러다 황금빛 노을을 마주했다.
그리고 이 빛이 물에 비치는 순간,
이 순간이 멈췄으면 했다.
사랑하는 이들과 오래오래 함께 보고 싶은 순간.
4-
계획이 없는 여행에 좋은 점은
걷다 보면 새로운 곳을 발견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관광스팟이 아닌 새로운 곳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
나는 오늘 그런 카페를 발견했다. 나는 노래를 들으며 내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 정말로 좋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를 자주 찾는 편인데, 오늘은 카메라 샵을 지나가다 우연히 끌려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그와 마주하고 있는 작은 카페를 발견했다. 테이블이 3개가 다였는데 그 점이 매우 마음에 드는 카페였다. 분위기만 보고 고갤 들어 카페의 이름을 봤다. 'headshot'
헤드샷이라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이 귀여운 카페에는 안 어울리는 이름이었지만,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비어있는 의자에 냉큼 앉았다.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맛있는 브라우니와, 커피를 만났기 때문.
(찍기도 전에 다 먹어버린 나의 먹성때문에, 나중에 다시 방문해서 사진을 찍기로 다짐했다.)
5-
나의 히든 플레이스
나만의 히든 플레이스가 생겼다.
이런 곳을 발견할 때면 괜히 뿌듯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난다. 그들과 같이 오고 싶어서.
그러다가도 언젠가는 누구나 다 올 수 있는 곳이 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그러기 전에 나는 이 분위기를 마음껏 느끼자- 하며 맛있는 감자튀김을 하나 주문한다.
맛있게 먹고나서는
배가 덜 찬 나는,
햄버거 하나를 주문한다.
맛있는 음식과, 이 공간에 바이브, 너무 좋다.
오늘도 별거 아닌 걸로 행복할 수 있음에 감사한
그런 날이다.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언제나 별거가 아니지만서도)
6-
한 달 살이를 하면 가장 좋은 점은 그 나라, 그곳에 익숙해진다는 점이 좋다.
물론 매일매일 새로움을 마주하면서도 그 안에서 익숙함을 발견한다는 것이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익숙함이라는 게, 골목에 있는 아주 작은 카페일 수 도 있고, 너무 자주 먹으러 가서 직원들과 얼굴을 익히는 레스토랑이 될 수 있으며, 신상이 들어오는 날이 언제인지 알 수 있는 옷가게 일수도 있다.
나는 이러한 익숙함을 만들며 프라하에서 살고 있다.
이 익숙함이 그리워지는 날이 오겠지.
그런 날이 올 것을 알기에 지금이 나는 더욱 소중하다.
7-
나는 여행지마다 떠오르는 노래들이 있다.
특히나 나의 첫 유럽 여행지인 영국에서는 'dancing in the moolight' 이 떠오른다.
이유는 다운로드한 노래들이 어떤 이유로 다 날아가서, 유일하게 남은 노래였기 때문이다.
추운 날에 나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며 도착해서 새벽이 다되도록 하염없이 바라봤던 타워 브릿지.
이 노래와 함께했다.
이런 진한 기억 때문인지, 다른 나라에 와서도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그 나라의 향수가 떠오른다.
물론 자연의 소리, 생활 소리, 다 좋지만서도.
가끔은 노래에 추억을 담고 싶은날이 있다.
그런 의미로
오늘의 노래는 Cameron Dallas - Why Haven't I Met You.
8.
기쁨: 항상 기뻐하며 살라고 지어주신 이름이다. 이름 덕분인지 긍정적이고, 우울한 상황에서도 금방 튀어오르는 탄성이 있다. 그치만 어제 오늘은 조금은 슬픈 날이었다. 아프기도했고, 스스로가 다운되는 날이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그럴 수 없으니, 슬픔에게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런 날이면 누군가에게 털어놓기도 하지만, 가끔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누군가 여행을 왜 시작했냐고 물어봤다. 처음에는 새로운 나라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나와 다른 언어를 쓰며, 다른 문화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이 궁금했다. 그 나라를 모험을 하는 느낌이었다.즐거웠다. 하지만 어느샌가 나는, 나를 알지 못하는 곳으로 그냥 떠나고 싶어졌다. 어쩌면 도피성일 수 있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겁쟁이의 마음-, 이 또한 받아 드릴수 밖에 없었다. 그런 나였으니까.
그치만 여행을 하면서 행복의 기준이 바뀌었다. 너무 감성적인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나라, 어느곳에 있던지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이 다가와도, 내가 행복했던 여행지를 생각하던지, 아니면 가고 싶은 여행지를 다시 찾던지, 새로움이 가득한 여행지를 찾던지, 여행하던 나를 생각하며, 슬픔을 이길 힘을 얻었다.다들 그 순간이 그리워 여행을 하는게 아닌가 싶다.
그 설렘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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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이곳에 있던 나’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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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쁜 프라하의 노을을 보며 좋아했던 ‘오늘의 나’를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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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은 우울한 감정은 묻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며 자야지. 부족한 나를 언제나 위로해주고 응원해주고 사랑해주는 이들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