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금요일 밤

by 염기쁨

모든 사진은 아이폰6로 촬영했습니다.


IMG_5783.JPG 금요일밤 블타바강.

금요일 밤이라고 해도, 블타바강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샌가 광관객은 보이지 않고 고요함만 머물게 된다. 그러다가도 마주한 건물들에서는 사람들의 시끌벅적한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온다. 톤이 다른 목소리,그들이 주고 받는 대화의 내용은 모르겠으나, 그들이 내고 있는 소리는 생기가 있는 즐거운 소리였다. 걷던길을 잠시 멈추고 난간에 기대어 주변을 둘러 봤다. 깜깜한 밤을 배경으로 다리 아래에는 맥주를 듣고 걷고 있는 커플이 보였고, 그들 뒤에는 강아지를 데리고 늦은 산책을 하는 주인이 보였다. 내 옆으로는 노부부가 카메라를 꺼내들고 야경사진을 찍고 있었으며, 뒤로는 문을 닫고 있는 상점들이 여럿 보였다. 별거 아닌 장면인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이런 별거 아닌 장면들이 좋으며, 그리울 것임을 안다. 오늘은 유난히 따뜻함이 안겨있던 그런 저녁이었다. 저녁 공기가 사뭇 다르게 느껴졌던 프라하의 금요일 밤이다.




금요일 하니 떠오르는 이야기가 있다. 민박에 오셨던 손님중에서 사람들이 모였을 때 이런 질문을 한적있다.


"금요일밤이 좋아요? 일요일 오전이 좋아요?"


그 중에 대부분, 아니 나 빼고는 모두가 금요일 밤이 좋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일요일오전이 좋다고 했을 때 사람은 의아해 했다. 어떻게 일요일 오전이 좋냐고.

내 대답은 그랬다. 아무리 힘든 직장이었어도, 하루하루가 소중한 나에게는 매일이 좋고 즐겁다는 이유였다. 내 대답이 끝나자 마자 질문자는 답했다.


"정말 오늘, 지금을 사는 사람는 대답은 일요일 오전이래요"


나는 '오늘' 그리고 지금을 산다.


?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Y2D%2Fimage%2F0BS47ddpqkC7erXr-7MsyojnLi8.JPG 커피를 줄이기 위해 시킨 망고 어쩌구 저쩌구와, 언제봐도 좋은 꽃, 그리고 최근 가장 꽂혀있는 카메라.






프라하에서 노을을 볼수 있는 장소는 생각보다 많다. 그중에서 이곳은 내가 즐겨찾는 곳이다.(집에서 10분거리에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언덕위에 있어서 프라하의 전경이 다 보이는 곳인데, 노을을 좋아하는 나는 이곳이 마음에 쏙 든다. 이곳에 올때마다 비슷한것 같지만 조금씩은 다른 노을을 만나고 오늘은 또다른 노을을 만났다. 어떻게 색이 매일 다를수 있지- 감탄하며 같이온 친구들과 함께 돗자리를 펴고 앉아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이렇게 천천히 노을에 녹아들며 하루를 마무리 한다





가을이 오려고 그러나, 최근 프라하에는 비가 많이 왔다. 비가 온후 급격히 떨어진 기온차로 인해 나의 오래된 알레르기성 비염이 다시 돋았다. 코를 훌쩍거리며 침대에 누워서 넷플릭스나 볼껄 하며 한껏 짜증을 냈지만 더웠던 공기가 차가워짐이 내심 반가웠고 새로운 계절에 대한 설렘이 생기기도 했다. 비셰흐라드로 향하는 길, 여전히 구름으로 가득찬 하늘을 보며 노을은 글렀다- 라고 생각 할쯔음에 해는 나를 반긴다는 듯이 구름사이로 모습을 비췄다. 아주 찐한 주황색이었다. 해는 순식간에 져버렸지만, 노을은 해가 진 후에 더 예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오래 머물렀다.


?fname=http%3A%2F%2Ft1.daumcdn.net%2Fbrunch%2Fservice%2Fuser%2F7Y2D%2Fimage%2FTHHF6mlC1KiDCJ_Csu2QR4b9aKE.JPG 사진 화질이 조금 떨어져도 내눈에는 예쁘기만 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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