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일상
한 달 살기 하며 시간을 어떻게 쓸까, 프라하는 특히나 두 달 살이가 되어 시간이 비교적 널널해 졌다. 그래서 요즘은 아침 일찍 나와 카페로 출근한다. 글도 쓰고 사진보정도 하고 하면서 하루 종일 카페에만 있는다. 오늘도 카페에 와서 노트북을 꺼내 책상에 올리고 나니 친구한테 카톡이 하나 왔다. 해외에서 한 달 살기 하는 게 어떻냐고, 행복하냐고. 행복하냐라.. 행복하지 라는 대답에 그럼 왜 행복하냐고 되묻는 친구에 질문에 내 한 달 살기 프로젝트에 대해서 고민을 해봤다.
나는 지금 해외에서 있지만 한 달 살기라는 타이틀이 붙었을뿐 그냥 살고 있다. 어디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이 없을 뿐 현실을 고민하고 있는 대한민국 20대 청년이기에 스트레스는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의 삶은 매달 들어온 월급이 있고, 주말이 있기에 누군가를 만나는 시간도 비교적 자유롭고, 월급의 어느 정도는 저금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해외에 있으면 그렇게 모아둔 돈을 가지고 여행을 하는 거기에 잔고가 떨어져 갈수록 현실을 더 생각한다는 점이 가끔은 괴롭다. 기고를 해서 들어오는 이벤트 성 돈 들로는 한국에서 결혼은 당연 불가능이고, 집 사는 건 더더욱 불가능이다. 입에 풀칠만하며 사는 거다.
해외 살이 9개월째, 나의 통장의 잔고가 떨어져 가서 그런지, 최근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돌아가면 어떻게 살지-이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산다는 게 참으로 불안한 삶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달살이'를 하면서 굉장히 행복하다. 삶의 만족도도 올라갔다. 해외에서 쓰는 돈이 어쩌면 한국에서 집세를 포함했을 때 덜 나가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소위 말하는 '꼰대'를 마주칠 일이 별로 없어서 나에게 잔소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적어지고, 싫은 사람을 만나도 내일이면 안 볼 사람이라는 점이 나를 안심시켜준다. 이외 한국에서 마주할 모든 걱정들은 사라지고 오직 나의 최대한 행복을 고려하며 살면 되니까 말이다.
한국에서는 내가 내 미래를 고민하는 것이 현실을 반영한 답이 없는 숙제 같았다면,
이곳에서의 고민은 내 행복을 위한 거기에, 답이 나와있는 숙제 같다.
지금 제일 재밌어하는 건 딱 두 개다. 소질이 있던 없던,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 것. 거기에 '여행'이라는 근사한 단어까지 붙으니 현재 나의 삶은 참으로 행복하다. 어떻게 살지 고민하는 하루하루 고민하지만, 입에 풀칠만 하며 살면 어떤가.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먹을 수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 좋다. 행복하면 그만이지.
재밌어하는 일을 하러 오늘도 나는 카페로 출근한다.
#한달살기 #프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