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를교의 진한 잔상

음악의 힘

by 염기쁨

다시 찾은 프라하는 저번과는 다르게 더 사람이 많아졌으며, 물가도 조금씩은 올랐다. 휴가 시기와 맞물려 구시가지 광장도, 까를교도 사람이 너무 붐비어 갈 엄두가 안 날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그래도 프라하 하면 까를교지 하고 날 좋은 날, 서둘러 나왔다.


까를교는 당시 공사 중이라,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여기저기에 큰 크레인들이 함께 있어, 사진을 찍을 때 약간은 거슬리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까를교가 좋은 이유는 까를교 위에 있는 거리 공연가들 때문이다. 이 들은 사람이 많아 걷기조차 힘든 까를교를 영화처럼 기분을 만들어 주는 분들이다.


여행을 하다 보면 분위기를 만드는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조지아에 어느 지하차도에서 기타연주를 하셨던 아저씨, 이탈리아에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에서 트럼펫 연주를 하셨던 할아버지, 영국 코벤트가든에서 노래를 부르던 곱슬머리 소녀,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피아노를 치던 자매 등 음악이 나오는 순간 단숨에 그곳은 영화 속 한 장면이 되곤 한다.


이곳에는 클래식부터, 현대음악, 난타 등 여러 가지 공연들이 진행이 되는데, 서로 음이 겹치지 않도록 멀리 떨어져 있는가 하면, 옆 공연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매너를 보여준다. 한 번은 되게 특별한 장면을 봤는데, 원래는 자기 노래를 틀고 춤을 추는 분이 있었는데, 옆에서 다른 팀이, 그 팀 스스로가 리폼을 한 악기들로 공연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더니 그 음에 맞춰서 춤을 추기 시작한 것이다.(둘은 전혀 장르가 다른 음악을 하고 있었다.) 결국 그 공연은 환호를 받으며 끝났고 서로가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그 모습이 참으로 즐거워 보였다.그렇게 즐거운 공연을 보며 조금 더 다리를 걸었다. 순간 장르가 다른 재즈음악이 흘러나왔다. 네명의 연주자분들이 모여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었다. 어떤 노랜지는 알 수 없었으나, 그들이 부는 악기들은 유쾌했고 즐거웠으며, 끊임없이 이어지는 멜로디에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춰 섰다. 그리고 한참을 귀 기울여 들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계속 감정이 벅차올랐고 공연이 끝났을 때는 눈물이 고여있었다.


지금까지도 눈물이 왜 난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었다는 것.

그 때의 감정은 '정말 행복하다'였으니까.


까를교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이분들 덕분에, 까를교에서의 기억은 나에게 진한 잔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