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떡갈비'
단양을 생각하면 떡갈비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 나를 보면 참으로 먹는 것을 쫒아 여행을 했다고 생각했다. 맛집을 굳이 찾아서 기다리며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곳에 오면 먹어야 한다는 음식은 잘 도 찾아 먹었다.
여행을 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하면 괜히 기분이 나쁘다. 기분이 더 나쁜 경우는 맛없는 음식으로 배를 채울 때이다. 다행인지 편식을 굉장히 하는 편이라 음식에 대한 호불호도 아주 명확하다. 그렇기에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들 중에서도 입맛이 갈리는 편인데, 떡갈비, 이 달면서 짭조름한 떡갈비를 누가 싫어하겠는가. 밥과 먹어도 맛있고 술과 먹어도 맛있는 떡갈비. 이름마저 귀엽다.
어렸을 때는 떡갈비가 '떡'과 '갈비'가 합쳐진 음식인 줄만 알았다. 초등학교 때였나, 떡갈비를 (처음은 아니겠지만) 처음 접했다고 생각되는 기억이 있다. 떡의 말랑말랑하면서도 쫀득쫀득한 식감이 좋아 많이도 좋아했는데, 저녁의 반찬이 떡갈비라고 하는 엄마의 말을 듣고 '떡'과 '갈비'를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좋아했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고기의 한 종류인 갈빗살을 갈비'뼈'에 얹어서 구워내는 요리였고 떡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떡이 없다는 사실에 실망스러웠지만 달달하면서도 짭조름한 그 맛이 너무 좋아 흰밥 한 공기를 뚝딱 했었다.
어렸을 때 이후로 떡갈비를 굳이 찾아 먹지는 않았던 것 같다. 떡갈비 말고도 맛있는 음식이 많았으니 말이다. 요리하는 과정도 귀찮으니 자취를 하고는 더더욱 찾지 않았는데, 그러다 먹게 된 게 단양을 여행하면서 였다. 이유는 떡갈비가 유명해서.
단양이란 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라 그런지 해가 더 빨리 지는 기분이 드는데, 그래서인지 뚜벅이 여행러였던 당시 숙소에 아주 이른 시간에 들어왔고, 게하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시는 떡갈비 집에 혼자 가게 되었다. 그곳은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는데 근처에 다 와갈 쯤에는 맛있는 냄새를 따라 걸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따라 걷다 도착한 그곳에서 떡갈비 정식 1인분을 주문할 수 있냐 먼저 물었고, 어서 들어오라는 말에 노란 장판이 깔려있던 비어있는 자리에 앉았다.
여행을 하면서 매번 불편했던 점은 1인분을 내주는 집이 별로 없다는 점이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부터 마음에 쏙 들었다. 또한 맛있는 냄새의 출처였음을 확인하고는 기분이 한껏 좋아졌다. 그리고 드디어 나온 떡갈비. 정갈한 반찬과 함께 나오는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운 떡갈비는 그야말로 아주 꿀맛이었다.
그리움 때문인지, 어렸을 때 기억이 생각나서인지, 이번 여행에서도 떡갈비를 찾았지만, 먹었던 떡갈비집은 사라지고 없었다. 또한 1인분을 파는 정식집은 없었다. 기억에 남았던 달고도 짭조름한 떡갈비 맛에 대한 기억 또는 그날의 기억을 망치고 싶지 않아 다른 집을 가지 않았지만 몹시 아쉬운 여행이었음은 틀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