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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군 Oct 01. 2021

마케터에게 기획력이란?

 


마케터와 '기획력'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이 글을 작성하기 전, 구글에 기획력을 검색해본다. '기획력이란 어떤 일을 수행하기 위해 최고의 효과를 얻도록 계획하는 능력'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현재의 상황을 정리하고 종합적인 관점을 발휘해 대안을 내는 것.'이라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렇다, 이처럼 기획력에 대한 정의 또한 다 다르다.


 그렇다면 마케터에게 '기획력'이란 무엇일까?




'기획력 = 창조의 능력?'


 기획력. 1년 차 때는 기획력을 기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거 같다. 아니, 기획력을 기르는 방법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한 게 맞다.


 그렇게 기획력을 기르기 위해 노력했겠만, 5년 차가 된 지금도 나는 기획력이 대단한 마케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동안 스쳐간 수많은 마케터들을 보면서도 느꼈던 건 대단한 기획력을 가지거나 정말 소스라치게 '새로운 것'을 가지고 온 마케터들은 드물었다는 것이다.

 

천지가 창조됐던 것 처럼 기획에서도 새로운게 계속 나오면 얼마나 좋겠냐만은....


 마케팅에서 새로움을 기획하는 것은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물며 예술의 영역에서도 새로운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아티스트들도 많은데 마케팅이라고 다를 바가 있을까?


 그리고 막상 새로운 무언가가 팔리지 않는다면, 그것이 마케팅에서 기획력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물론 시대를 앞서간 기획은 분명 있지만 나는 그것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통하지 않았다면 적어도 마케팅에선 실패한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다. 그러기에 대중이 관심 있어하고, 대중이 좋아하는 것을 가지고 요리조리 조합해서 '새로워 보이는' 것을 만드는 능력이 마케터의 기획력이라고, 5년 차의 마케터인 나는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마케터가 '트렌드'에 민감해야 하고 대중이 보는 것들, 취향 등을 파악해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모든 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 또한 되어야 한다. 그것이 곧 좋은 퍼포먼스로 나타난다는 것을 기획을 하면서, 실무를 하면서도 느꼈던 부분이기도 했다.


 내가 정의하는 좋은 기획력은 사람의 마음,  나아가 대중에게 통하는 무언가를 재발견 내지는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좋아 보이게 만드는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서비스 / 브랜드를 '이용'하게 만드는 . 그것이 좋은 기획력의 시발점이 아닐까 싶다.




'좋은 기획력은 기획안에서부터 티가 난다.'


  나는 기획력이 좋은 마케터의 기획은 '기획안'에서부터 티가 난다고 생각한다.

 마케터에게 기획안은 하나의 시놉시스이자, 대본, 여행의 가이드북과 같기 때문에 마케터뿐만 아니라 함께 협업하는 디자이너, MD   팀의 직원들까지  가능성이 다. 그렇기에 그들이 이해할  있는 기획안, 그들에게 공감을 받을  있는 기획안이 되지 않으면 좋은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다. 그래서 더더욱 시장조사를 하고 물어보고 대화하고 레퍼런스를 추가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경험상,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획안은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새로워 보이지만 어딘가 친숙한 무언가.  무언가를 위해 마케터는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나는 기획력이라고, 그러기에 내가 더더욱 '기획력' 있는 마케터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이유  하나다. 왜냐고? 그때마다 내가 아는 것이 적을 수도 있고 회사의 사람들이 동조하지 않을 수도 있고 좋은 기획이어도 당시에 통하지 않는 기획일 수도 있는 너무나도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기획은 마케터가 가진 지식만큼이나 타이밍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게 내 의견이다.  





마케터 분들께 묻습니다.

당신의 기획력은 정말 획기적이십니까?


 그러기에, 마케터의 기획력은 마케터가 가진 역량 이상으로 마케터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고 기획력 있는 마케터가 졸지에 아무것도 못하는 마케터가 될 수 있음을, 난 지난 4년간의 업무를 통해 배웠다.


 나는 아직도 내가 기획력이 있는 마케터라고 이야기하기가 두렵다. 그동안의 회사 생활에서 기획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다 겪어보면서 결국 기획력이란 회사 외적으로 끊임없는 탐구와 개인의 담금질, 노력, 그리고 내가 홍보하는 서비스 내지는 제품, 브랜드에 대한 배움, 사랑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없이는 좋은 기획 또한 없음을 알게 되었다.

 

 마케터가 가진 고유의 색깔은 너무나도 중요하지만, 그 색깔이 자신의 커리어에 독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각각의 색을 하얗게 만들어야 어떤 컬러가 들어와도 내 것을 만들 수 있다고, 그게 바로 마케터가 갖추어야 할 기획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나를 사랑하기 앞서 타인을 사랑할 줄 알고 더 나아가 나의 브랜드, 서비스를 사랑하고 이해하는 노력, 거기서 좋은 기획력이 탄생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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