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관리를 하며 느끼는 '커리어 챙겨주기'에 대하여
'당분간 염군님이 인력관리를 진행해주셨으면 합니다.'
12월 1일부터 같은 팀으로 함께 일할 3명의 매니저와 타 팀까지 총 4명의 매니저를 케어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게 된 나. 실무를 하면서 인력 케어를 함께 해야하는 입장에 놓이면서 이것저것 생각하고 고려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1-2년차 신입들의 업무를 정리하고, 그들의 R&R을 다시 설정하고, 그 와중에 나의 업무까지 정리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신입'이 쌓을 수 있는 커리어는 결국 그들의 선배와 팀장이 챙겨줘야 한다는 사실을 요새 들어 많이 느끼게 됐다.
드디어 그리고 나는 5년차 마케터가 된 지금에서야
왜 신입은 '퍼포먼스'나 '커리어'를 쌓을 수 없을까? 라는 질문이라는,
내가 신입 때부터 가지고 있던 궁금증에 대한 답을 내릴 수 있었다.
'신입은 커리어를 챙길 수 없다.' 라는 것.
흔히 X세대의 선배들은 그랬다. 너가 잘해야 커리어를 쌓을 수 있고 그 꼬딱지만한 연봉을 올릴 수 있고 커리어 점프도 가능하다는 것을. 하지만 첫 직장에서 2년간 갑상선에 혹이 생기고 살이 15kg 이상 찌고 투잡 쓰리잡을 하면서까지 내 '사랑스러운' 직장을 버티면서 결국 얻은 것은 '회사'를 다녔다는 경력 한 줄과 업무적인 경험, 그리고 턱없이 부족했던 21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선심쓰듯' 올려주던 내 연봉 밖에 없었다. 사람들은 계속 '신입'을 핑계로 나에게 계속 일을 시켰고 하물며 예비군을 가서도 몰래 핸드폰을 쓰면서 업무를 쳤던 나. 그 회사를 버티고 또 버텼지만 내 삶은 단 하나 결코 변한 것이 없었다. 그저 좌절과 실망, 스트레스만 있었을 뿐.
생각해보면 신입기간은 배움이라는 이름 아래 업무의 강요 속에 사는 나날이었다. 그저 열심히 하면 된다, 노력하면 된다 라는 강요 아래 일하기만 할 뿐. 배움의 길이라는 강요 속에서 끊임없이 '신입'이란 이유로 무시당하며 내 커리어가 아닌 '남'의 커리어, 그 것이 곧 나의 선배와 팀장의 커리어를 위해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리고 몇 번의 이직을 통해 커리어와 연봉을 내 스스로가 상승시켜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만약 그들이 내가 잘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업무를 투입시켰더라면, 나의 연봉을 올리기 위해 상사에게 한번 더 어필만 했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요새들어 많이 하게 된다.
첫 회사를 때려치고 2번의 이직을 통해 첫 직장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었던 연봉까지 올리고 나름의 커리어 로드까지 설계하면서 나는 결코 신입은 위에서 끌어주지 않는 한 커리어도, 연봉도 상승시킬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달았다.
신입이 무슨 힘이 있겠는가. 퍼포먼스가 당장 나는 업무를 주지도 않을 뿐더러 연봉을 올려달라고 어필할 수도 없는 위치. 지금까지 2명의 부사수와 타 팀의 신입들과 업무를 수행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결국 선배의 역할은 그들이 잘하는 것을 찾아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라고, 그래야 결국 내 업무도 줄어듬은 물론 커리어까지 상승시킬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러기에 신입에게 어느정도의 힘을 실어주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는게 내 결론이다.
인력관리를 하면서 나는 절대 누군가의 업무를 강요하는 사수가 되기 보다는 그들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그들이 보다 그들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할 수 있는 인재로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수가 되자고 다짐한다. 그렇게 해야만 그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