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감도라는 단어가 다시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이 업계를 떠나지 않는 한 감도라는 단어는 계속 존재하겠지.
도쿄 카구라자카라는 동네에 Fontaine이라는 지하의 작고 아기자기한 카페에서 아이스 커피라 믹스샌드를 시킨다. 언뜻보면 인테리어나 집기들 모두 감도 가 없고 (벽에는 뜬금없는 고양이랑 라이자 미넬리 사진이 걸려있다.) 심지어 가게에서 튼 일본 시대극 드라마 (참고로 이 가게 주인은 할아버지 - 할머니 두 분이다.) 조차 감도가 없다고 보여질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직접 그린듯한 메뉴판, 간판, 그리고 엔티크한 가구들과 계산대. 요목조목 뜯어보면 오래된 것들이 주는 감도와 감성을 보게된다. 어쩌면 감도라는 건 내가 평가하는 것도 남들이 평가하는 것도 아닌, 지나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잃지 않는 무언가 이지 않을까. 그게 없다면 감도가 있다 말할 수 있을까. 라이자 미넬리 사진을 걸어둔 것도 이유가 있겠지.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 그런것들이 감도일까 어쩌면.
내가 앉은 이 자리에도 많은 사람이 지나갔겠지. 그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까. 무엇이 됐던 이 카페는 아마도 20년 이상 한결같이 이런 감성을 가지고 그들을 맞이했을 거다. 그 세월동안 지켜낸 것들, 감성, 그런 것들을 나이가 들어도 잃지 않고 유연하게, 시대의 흐름에 도태되지 말아야겠다 생각한다. 난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