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지나갔고 2월이 지나갔으며 어느덧 3월이 왔다. 추위는 조금 가시고 이제는 좀 따스한 날이 될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있다.
1월로 즐거운 새 출발을 한 것도 잠시, 너무나도 술술 풀리는 것 같았던 인생의 시간은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1달 반 동안 서류, 인적성, 1/2차, 3차까지 갔던 면접은 최종 면접에서 떨어졌고, 스피닝을 해도 드라마틱한 감량은 없었으며, 대구에서 만난 것이 너무 반가워 사주었던 몽슈슈를 다른 친구에게 주고 페이스북 태그로 들킨 뒤 버젓이 나를 차단한 '몽슈슈 사건'과 다단계를 다니는 걸 알고도 만난 동생이 만남에서 다단계 회사를 데려가기 위해 영업했던 그 일렬의 사건이 2월에 있었다.
1월에는 인생 참 살 맛 난다고, 웬일로 내 인생에서 이렇게 술술 풀리는 적이 얼마나 있었던지에 대해 생각해봤다면 2월은 '역시나'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도 인생이라는 것 또한 알았던 시간이었다. 일, 자기 관리, 인생의 목표, 인간관계 등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만들어가고 형성해 나가던 것들이 끝났을 때의 허무함이 참 컸던 2월의 한 달이었다. 무언가 정확히 이루어놓은 것은 없었기에 인생에서 무언가를 이루는 게 힘들 수도 있겠다는 것 또한 아는 것도 힘들 수 있다는 것 또한 배웠다.
사는 게 참 쉬웠다면 그 인생 또한 참 즐겁고 재미난 인생이었겠지만 그렇지 않기에 언제나 그랬듯 나를 믿고 앞으로 전진하는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 또한 깨닫는다. 무엇인가 자기가 하고 싶고 원하는 일에 확신을 가지고 열심히 한다면 꼭 빛을 보는 날이 있지 마련이니까. 그것은 어찌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그 어떠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제공하지 않을까 싶다.
그 모든 일련의 사건이 끝나고 2월, 난 졸업을 했고 계명 비사상이라는 계명대학교 전체 졸업생 중 1명에게 수여하는 총장상을 수상했다. 2월의 모든 사건들을 겪고 나서 인생의 또 다른 막장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인생은 역시나 호락호락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참 살만한 시간이라는 것을. 인생이 호락호락하지 않기에 인생은 살아볼 만한 시간인 것 같기도 하다.
2017년 3월 이후로 나는 약 5개월간의 백수생활을 거쳐 첫 직장을 들어갔다. 알바만 3개 하며 월세를 벌었고 취업을 준비했고 그러다 서울시에서 선정한 1위 쇼핑몰에 취직했다. 최저시급도 안 되는 월급으로 약 2년을 버텼다. 머리에 흰머리가 나고,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고 갑상선에 혹이 생겨도 '그거 원래 생기는 거야.'라고 말까지 들어가면서도 나는 버텼다. 어느 순간 나는 열정만으로 모든 게 다 될 거라고 생각했던 26살에서 지금의 나는 열정만으로는 모든 게 다 안 된다는 걸 깨달은 28살 직장인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다행인 건, 내가 그 당시 원하는 삶을 지금은 살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때 꿈꾸었던, 제법 유명한 패션 브랜드의 마케팅을 하고 있고 현재 유튜브와 글을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저 때, 반신반의로 시작했던 편집 디자인일은 내 개인 업무에도 참 많은 도움이 되곤 한다. 간간하게 들어오는 디자인 업무들에서 이제는 웹 코딩까지 직접 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으니 개인의 능력치 또한 조금은 올라간 듯하다.
여전히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렇지만 26살 맨주먹 맨 무릎으로 시작했었기에 지금은 '그래 안 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누구를 만나도 두렵지 않고 준비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 그게 어찌 보면 2년여간의 시간 동안 세월이 가르쳐준 훈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