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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군 May 31. 2020

브랜드에서 인스타그램이 가지는 의미

 90년대생 마케터들이라면 가장 처음 담당하는 마케팅 매체 (?) 가 바로 SNS 일 것이다.


 유독 패션 쪽 SNS를 키우는게 참 쉽지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컨텐츠로 광고효과를 내야 하는 매체일 뿐만 아니라 브랜드 / 커머스 가 가진 피드의 톤앤매너를 지키면서 효율을 내기가 참 힘든 매체이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 오탈자, 이미지 깨짐현상, 쇼핑태그의 갑작스런 오류, DM으로 오는 CS 문의 등 운영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대처해야 하는,  참 다양한 상황들을 SNS 담당 마케터는 경험하게 된다. 거기다 순간 잘못해서 사고라도 나게 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고백하건데, 아직도 나한테 SNS 담당은  부담  하나다. '그냥 올리면 그만이잖아?'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앞에 당장 예약도 안되는 인스타그램을 쉬는 날, 컨텐츠 하나를 업로드를 하기 위해 알람 설정까지 하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며 역정을 내고 싶은 마음이 정말 굴뚝같다. (어짜피 안 하는 사람은 절대 모른다. 하는 사람만 아는 거지.)




 브랜드에서 SNS가 가지는 의미는 다양할 것이다. 페이스북 픽셀 광고 캠페인의 효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나 (결국 곧) '매출'을 위해 피드를 활성화시킬 수도 있을 것이고, 브랜드의 이미지를 고객에게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3년 넘게 다양한 SNS 매체들의 관리자로 일하며 느낀 건 SNS 운영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정말 중구난방한 피드, 즉 매력없는 계정이 된다는 것이었다. 중구난방한 피드 구성은 곧 게시물 당 좋아요, 참여, 도달 모두가 떨어지는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된다는 것을 내 눈으로 직접 본 나로써는 과연 이게 맞는 선택인지에 대해 의문이 남았던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였다.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고 깨지고 돌아오는 길, '나는 디렉션에 따랐을 뿐인데 왜 모든 책임은 나에게 묻지?' 라고 생각, 한번 쯤 안 해본 담당자들 없을 것이며 '이걸 왜 이렇게 해?' 라는 마케터들도 정말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 수록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SNS 채널을 회사에선 '왜' 운영하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SNS 반응이 좋으면 매출도 좋아요." 인스타그램 광고를 한번도 돌려보지 못했거나 인스타그램의 로직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하는 말 중 하나가 이것이다. 과연 그럴까? LIKE가 많을 수록 도달과 노출이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순전히 광고 없이 SNS 컨텐츠로 매출이나 앱인스톨이나 PV,UV 등 퍼포먼스 마케팅의 효율을 높이는 건 '어려운 일'이다.

 또한 컨텐츠가 매출로 이어진다는 데이터 또한 왠만한 플랫폼이 아닌 이상 정확한 데이터를 얻기가 힘들다. (왜 웹로그를 쓰는대도 구글 애널리틱스를 많은 회사에서 돌리는지 의문이 드는 마케터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이 어떻게 운이 좋아 플랫폼 뿐만 아니라 브랜드 SNS 등 거진 3년동안 담당해보면서 지속적인 데이터를 체크해본 결과, 순전히 컨텐츠로 매출을 냈던 경우는 1년에 3-4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였고 순전히 매출을 일으키는 매체는 따로 있었다는 것을 안 순간, SNS 운영에 대한 목적을 순간 상실했던 경험도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SNS로 매출을 못 내는 건 또 아니다."


 물론 매출을 낼 수 있는 매혹적인 컨텐츠들이 있긴 하다. 특히 라이프 상품들이나 즉각적인 효과들을 이미지로 보여줄 수 있는 뷰티 아이템들이 그러하다.


 가령 요새 많이 보이는 <오늘 우리 집에서 파티해요.> 와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가성비 좋은 파티 용품들을 소개하는 카드형 컨텐츠가 있다고 치자. 몇년 전부터 그렇게 '나래바'가 핫 키워드로 급부상하면서 홈파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홈파티'에 대한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런 트렌드를 바탕으로 '나도 홈파티 할래.' 라 생각하는 많은 2-30대들, 비교적 저렴하지만 '있어보이고' 기왕이면 사진도 잘 나올 수 있는 그런 소품들에 대한 니즈를 여러 신문기사 등을 통해 찾아보고 그 것에 맞는 아이템들을 선정한다. 그리고 컨텐츠를 보는 타겟에게 적절한 톤앤매너와 간략하지만 확실한 리뷰 사진들, 그리고 쇼핑태그라는 3박자가 두루 갖추어 컨텐츠를 만든다.



출처 : 원룸만들기 인스타그램

 

 여기서 중요한 건 은근 광고 같지만 광고같지 않은 '큐레이션' 적인 속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채널을 팔로우 하는 고객들의 성향과 니즈를 알려주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또 분석해야 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인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피드를 운영하며 어떤 소재들의 반응이 좋았고 도달이 좋았는지 계속 확인해보아야 하며 그 소재들과 다른 소재들을 A/B 테스트 해보며 또 다른 새로운 소재를 기획하는 것이 효율을 증가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걸 알았다. 즉, 데이터라는 재료들을 바탕으로 본인의 기획력, 그리고 트렌드라는 TIP을 바탕이 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백날 천날 올려봤자 소용이 없는 피드들이 계속해서 업로드 되고 그 것은 곧 전체적인 피드의 톤앤매너까지 망치는 지름길이 된다.




"3피드 체제는 이제 필수에요. 필수"


내가 생각했을 때 SNS를 운영하는 목적, 특히 패션 브랜드의 SNS를 운영하는 목적은 '브랜드의 감성과 감도를 고객에게 알리면서 그에 따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고객이 어떤 것들을 좋아하고 선호하는지, 브랜드의 어떤 점을 보고 팔로우를 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알기 위해선 앞서 말했던 데이터 분석이 필수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 컨텐츠 기획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글로벌 브랜드 메종키츠네는 3피드 업로드를 통해 54만명의 팔로우수와 컨텐츠의 효율을 높였다. / 출처 : 메종 키츠네 인스타그램



 이를 바탕으로 컨텐츠를 기획할 때 톤앤매너를 지키는 방법은 바로 '3피드' 체제이다. 인스타그램에 있어 3피드에 맞춰 컨텐츠 비주얼을 업로드 하는 것 만큼 피드의 톤앤매너를 맞추는 것 또한 없을 뿐더러 데이터를 바탕으로 A/B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것도 3피드 방법에서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 방법이 해법은 될 수 없지만 많은 브랜드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늘 3피드 또는 6피드로 피드 정리를 하는 것을 보면 마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SNS 구좌는 수많은 마케팅 툴 중 가장 기초적인, 가장 쉽게 운영할 수 있는 매체인 것은 맞다. N사나 G사의 까다로운 광고 검수를 거칠 필요도 없고 시간 안에 릴리즈 하기 힘든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컨텐츠' 다운 소재로 승부를 봐야 하는, 마케터로서 가장 중요한 '기획력'이 필요한 구좌가 SNS라고 나는 단언할 수 있다. 거기다 CS 문의나 댓글 작업 등 부수적인 작업들을 해야하는 매체기에 많은 쥬니어 마케터들이 이 구좌를 떠맞고 아무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운영이란 것을 하게 된다.

 그럴 때일수록 마케터들은 '데이터'라는 지도를 바탕으로 그것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기획력은 한계가 있다. 그러기에 어떤 컨텐츠가 대중에게 통하는지를 확인하고 그것의 레퍼런스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늘 고객이 좋아하는 요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SNS를 성장시키는 가장 큰 방법이라고 난 단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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