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이젠 어딜 나가는 게 무섭기보단 (사실 안 무섭다.) 빨리 이 거지 같은 나날이 종식됐으면 하는 바람뿐이다. 내 29살, 해외여행 하나 없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직 준비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올해 나는 아홉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2018년이 이십 대 최악의 해였기 때문에 그때 힘든 일들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시 생각해보면 아홉수는 아홉수가 맞았던 것 같다. 내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을 굳이 글로 적고 싶진 않다. 즐겁고 유쾌한 경험은 아녔으니까.
그렇다고 이렇게 됨으로써 인생의 한 장이 끝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찌 됐든 지금의 나는 일을 하고 있고 무언가를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으니까.
재충전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와는 다르게 세상은 지금의 내 상황을 어느 하나로 정의하고자 한다. 때로는 깎아내리고 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말이다.
일을 마치고 남양주로 가는 길.
코로나는 심해졌지만 본가 김장은 도와야 한다. (그렇다 아들만 있는 집안의 현실이 이렇다. 혹시나 하는 말인데 이 시국에 김장이라고 물을 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 김장은 장남인 나와 엄마만 한다.)
중앙선을 타며 앞으로의 인생은 어찌 될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새로운 서막이 열릴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가 날 기다리고 있을까?
그러나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건 빨리 김장을 마치고 밥을 먹는 일뿐이다. 그것만 생각하면 생각이 한층 정리된다. 스위치 OFF. 미래에 대한 걱정은 이후에 하면 된다. 오늘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지나 생각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