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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군 Dec 15. 2020

EP29 : 오늘 본 영화 리뷰

일하면서 본 영화를 리뷰해본다.

 


 오늘 본 영화 

 - 존 말코비치 되기

 - 스피드

 - 오래된 정원








 제일 좋았던 영화는 존 말코비치 되기. 


 사실 어렵다면 어려울 수 있는 영화였고 해석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오랜만에 미셸 공드리 스타일에 미국식 블랙 코미디를 섞은 것 같아서 재밌게 봤던 영화였던 것 같다. 자신의 능력도 결국은 명성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일종의 비극 같은 희극성이 드러나면서도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성찰, 그리고 도태되는 모든 모습들을 유쾌하게 그려냈다. 

 

 모두가 그렇듯, 누군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한번쯤은 꿈꿨으리라 생각한다. (나 또한 그랬으니까.) 그것이 정작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그 욕망이 자신의 '삶'과도 같은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벗어나는 순간 맛보지 못한 자유와 행복감이 올 것인데 사람들은 '존 말코비치'가 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200달러로 15분간 존 말코비치로 살 수 있는 것도 비즈니스의 일환이 되는데 이 또한 인간의 욕망을 직관적으로 잘 들어낸 요소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너무 많이 기대를 해서 실망이 좀 컸던 <오래된 정원>


 난 사실 광주 민주화 운동, 그리고 7-80년대의 노동운동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어쭙잖게 운동권에 들어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사회에 대해 저항한다 할 수 있을까.) 


 그냥, 이 영화를 당시의 로맨스 / 멜로물로 생각한 내가 한심하게만 느껴졌다. 그 당시 때는 사랑이라는 것도, 삶을 평범하게 사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사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크게 느껴졌달까? 그러는 내내 영화에서 보이는, 너무 절절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신파스럽지도 않은 장면들이 많아 더욱 좋았던 영화였던 것 같다. 젊은 시절의 오현우와 늙은 오현우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면서 나는 쓰레기라고 소리 지르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고 버스를 떠나보내며 울음 대신 한탄 섞인 대사를 날리던 한윤희의 장면도 마음에 들었다.

 

 임상수 감독님의 영화답게 이 영화에 나오는 염정아 배우님은 참 아름답다. (유독 임상수 감독님이 영화 속에서 그려내는 여성들은 하나 같이 매력이 넘치는 것 같다. 나만의 생각인가?) 고무신을 신어도, 민머리를 보여줘도, '지금은 그냥 나랑 자면 되는 거야.'라고 덤덤하게 얘기하는 장면도 다 마음에 들었다. 돌이켜보면 그게 내가 좋아하는 사랑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재워줘, 밥 줘, 몸 줘. 가긴 왜 가냐? 잘 가라 이 바보야.'라고 이야기하는 한윤희가 현실적으로 돌변하며 담배 한 개비를 피는 모습이 더 와 닿는 건 왜 일까? 아직 난 어른은 아닌 것 같지만 어른의 사랑은 어쩌면 저런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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