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내가 패션 안 하고 싶을 줄은 몰랐지. 뭐든 일단 패션은 무조건 하자고 했으니까." "
"선배는 무조건 패션 할 줄 알았어요."
"내 말이..."
엑셀 작업 중이다.
오랜만에 온갖 수식을 찾고 넣고 빼고 표를 만든다.
'너가 원하는 삶? 이런 거였어?'
"그러게?"
이래서 운명은 한 치 앞을 알 수가 없다는 거다.
리. 얼... 후...
온 몸이 녹초가 된다. 오랜만에 회사 출근 한 것 마냥 기분이 묘하고 피곤하기 그지없다. 한달 반만에 내 업무가 이렇게 변경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차라리 엑셀이라도 못 하고 수식이라도 활용하지 말아보지. 그러면 못 하겠다라고 말 한마디 더 할텐데. 지금의 내 앞에 있는 "생존"이란 이슈 앞에서 나는 점점 더 도태되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