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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어 Apr 16. 2023

빈 어깨

얼지 못한 마음이 두 팔로 끌어안으면 잡혀오던

꽁꽁 언 바다의 한가운데로 걸어가

굳게 닫힌 문 두드리듯 얼음을 두들긴다

금조차 나지 않아서 먹먹해진 두 주먹     


입술처럼 앙다문 주먹을 펼쳐

그 위에 올려놓으면 눈물처럼 녹아내려

더 깊고 넓고 어두운 그 속으로 빠진다     


온몸을 적시고 파고드는 살기에

눈물조차 얼어버려도 얼지 못한 마음이

두 팔로 끌어안으면 잡혀오던 빈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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