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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민해 Sep 28. 2022

내면의 대화로 들어가 볼까요

나에게 충만한 삶이란

네이버 국어사전에 따르면, 충만하다는 것은 '한껏 차서 가득함'을 뜻한다. 충만한 삶이라는 광범위한 주제로 글을 쓰면서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졌다. 육체적, 물질적, 정신적인 것들 중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충만함의 의미가 달라질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의 충만한 삶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은 '진심'이고, 그 진심에는 대화가 있다.


나는 깊은 대화를 좋아한다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스몰토크도 좋지만 더 깊이 들어가길 원하는 것이다. 지식적인 혹은 표면적인 대화보다는 내면을 성찰하는 류의 대화를 좋아한다. 반복적인 삶에 매몰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생각을 깨워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기 때문이다.


깊은 대화를 위해서는 좋은 생각과 만남이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은 끊임없는 성찰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스스로를 의심할 줄 모르는 태도가 습관이 되면 도덕적 우월감이라는 함정에도 쉽게 빠질 것이다. 또한, 어떠한 성찰도 없이 나이가 들면 내면의 성숙과는 무관하게 나이만 들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로 나는 넋두리만 난무하는 대화를 싫어한다. 불평불만이 일상인 사람들과의 대화는 늘 숨이 막힌다. 그들은 이렇게 말이라도 하면서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해결책도 없이 하나부터 열까지 투덜거림만 가득하다면 그 대화는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정말 모르겠다(이것은 대화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토로에 가깝다).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그 말을 왜 나에게 하느냐가 문제다. 말로 푸는 누군가가 있다면, 나 같은 누군가는 그 대화 자체로 에너지가 빼앗긴다는 것을 대체 얼마나 더 설명해야 하는지.


오수영 작가의 에세이 <우리는 서로를 모르고>에서 저자는 스스로의 성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소란스러운 날들이다. 암기한 것들로 근사하게 말하려 애쓰는 것보다 차라리 입을 다물어주는 게 가장 커다란 위안이 될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절실한 건 충분한 침묵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군가로부터의 위로 없이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 다만 그 기간 동안의 고독을 견딜 수 있는 용기는 있어야겠지.
생각해 보면 정말 우리가 남들이 해주는 위로로 발전한 적이 얼마나 있나. 사람은 분명히 자기만의 고유한 치유능력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 그것을 얕잡아 보며 누군가가 자신을 일으켜 세워주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의존하기 시작하면 상처를 직시할 수 없다. 결국 사람은 본인의 성찰 속에서 스스로 발전하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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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을 충만하게 만들기 위해 내면의 깊은 대화를 필요로 한다. 물론 그 대화를 위해서는 나부터 바로 서야 한다. 그리고 바로 서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자기성찰이라 생각한다. 나에게는 글쓰기도 성찰의 과정 중 하나이다.

살아지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대로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씩 그 길을 걸어가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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